인식의 전환으로 의료선교의 한계점을 넘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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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전환으로 의료선교의 한계점을 넘어서라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1.10.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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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기획// 의료선교가 대안이다 (하) 의료선교 활성화 방안

▲ 에티오피아는 8천만 명의 인구 중에서 자국 출신의 치과의사는 단 10명밖에 없다. (사진제공: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시니어 의료선교, 1ㆍ2차 베이붐 세대의 은퇴로 향후 30년은 지속 가능성
신학적 한계 후원 부족 등, 의료선교의 고정 관념 타파가 필요

현재 의료선교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의료시스템의 부족이다.

의료시설 측면 뿐만 아니라 전문 의료 인력 부족, 이와 함께 나타나는 사회간접자본 부족 문제는 현지 선교 단체나 NGO 단체들의 활동의 폭을 극히 제한시킨다. 미래 의료선교를 위해 현재 의료선교의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을 직접 연계해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 문제가 있는 곳에 답이 있다
의료 선교의 핵심 문제는 인력이다. 의료선교에 참가한 여러 단체나 현지 의료 선교사들이 하나같이 입을모아 주장하는 말이다. 의료종사자는 고급 인력이고 어느 사회든지 그 앞길이 보장되다보니 특별한 신앙의 뜻이나 동기가 있지 않으면 의료 선교를 굳이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상두 치과의료선교 전 회장은 선교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의 문제와 현황, 그리고 대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의료 선교를 제한시키는 인식으로 △선교사는 신학을 해야 한다 △의료인은 자기가 알아서 선교할 수 있다. 즉 후원이 필요없다 △의료인은 어디든지 쉽게 가서 선교할 수 있다는 점 등 대표적인 세 가지 문제점을 제시했다.

우 전 회장은“예수를 믿어 회심하도록 복음을 전하는 것은, 반드시 깊은 신학적 전문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며 “시간적 제한이 가해지는 의료사역 현장에서 선교를 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우 전 회장에 따르면 국내에서 예수를 믿게 된 경로를 살펴보면, 93%의 교인이 가족이나 친지, 동료, 아는 사람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고, 7%의 교인만이 목회의 권유를 통해 신앙인이 되었다고 전했다. 목회자의 수에 비해 신자의 수가 많기 때문에 목회자를 돕고 지원하는 의미에서 이전에 비해 전문 선교인들의 역할과 할일이 많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현지인이 믿고 난 후에 본격적으로 신학적 도움이 필요할 때에 목회자 선교사가 양육을 하면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의료선교인의 후원 문제에 대해서는 재정지원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의료사역의 현실을 살펴보면 비교적 많은 생활비와 고가의 사역 장비가 필요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도 비교적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선교사역지의 사정이 대부분 열악한 점을 감안한다면 진료비만으로 이를 충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 의료선교와 후원은 분리 할 수 없는 관계이다.

우 전 회장은 "의료선교가 자비량으로 가능하다는 인식의 변화만으로도 커다란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선교는 어디든지 쉽게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제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문화를 익히고 현지에서 원하는 의료인의 조건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시간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 전 회장은 "의료 선교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판단은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 의료선교를 열어가는 데 또 하나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하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기본적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 베비붐의 축복
의료선교대안으로 시니어 선교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전 유엔 대사 이시영 장로는 "향후 700만의 시니어 예비인력이 대기 중"이라고 말하며 "이는 의료선교의 또 다른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후 세대인 이들은 대한민국 건국의 중추이자 국내산업 발전을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세대로 그 또 다른 가능성을 말한 것이다. 한 때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던 ‘베이붐 문제’가 의료선교의 측면에 있어서는 ‘하나님께서 미리 예비하심’이라는 축복의 의미로 다가온 것이다. 이 장로는 사역의 연속성에 있어 기대할 수 있는 점은 이 세대가 낳은 ‘2차 베이붐 세대’도 뒤를 잇고 있어 시니어선교 특히 의료선교 예비 인력은 대를 이어 향후 30년 이상은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시니어 의료선교사들의 장점으로 오랜 시간 전문분야에서 수련하고 연마한 의료 인력들로 경험과 숙련도에서 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는 점을 들었다. 자녀 세대를 대부분 분가 시킨 이들은 제2의 인생 계획을 세우는데 가정에서의 책임에서도 벗어난 점이 또 다른 장점으로 강조됐다. 사회적으로 안정된 경제여건과 20-30년간 늘어난 평균 수명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할 필요성이 인생의 새로운 목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강점으로 주목받았다.

이 장로는 “나이가 많다는 의미가 은퇴라는 단어에 갇혀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재능, 기술, 시간, 재정적 측면 한 사람이 최고 정점에 도달한 시기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섬김의 방식도 다양하다. 단기의료선교, 각종 장기의료선교 (2~4개월), 의료선교 컨설턴트 사역. 중보기도 사역 등이 은퇴 시기에 들어선 베이붐 세대와 만나면 일찍이 한국에 없었던 새로운 실버의료선교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장로는 ‘주여 내 몸이 가만히 있어서 녹 쓸어 없어지게 마시고, 쓰고 쓰셔서 닳아 없어지게 하소서’라는 조나단 에드워드의 고백을 통해 시니어 선교가 갖는 의미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 파트너십의 구축
의료선교와 기업의 팀선교 사역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재철 아시아미션 대표는 ‘기업과 함께하는 의료선교’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요즘 부각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환원의 관점에서 의료선교지원을 해석하고 풀어나간 것이다.

정 대표는 “크리스천 기업인에게 있어 사회환원 과정은 특별히 고민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는 아직 대한민국의 구 한말과 같은 상황에 처한 나라들이 많다”며 “그런 나라를 찾고 직접가서 총체적 선교를 이루기 위해서는 교회와 크리스천 의료인과 크리스천 기업인들의 연합과 파트너십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인력과 자원이 신앙심과 함께 의료선교의 뒷받침된다면 의료선교 사역의 성과는 세계 선교가 맞이한 커다란 전략적 수정과 변화에 좋은 모델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 팀워크와 네트워크에서 길을 찾다
“혼자 영웅이 되는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는 의료선교에 있어 팀워크와 네트워크는 시대적 요청입니다.”
김민철 샘병원 통합암전문병원장은 “도시화와 인구변화, 대규모 자연재해 및 종족분쟁 등과 같은 급격한 사태와 변화는 세계적으로 팀 선교의 필요성과 팀 간의 의존성을 높이고 있다”고 세계 선교 상황을 진단했다. 흩어진 개개인의 노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의 변화라는 지적이다.

특히 교회 공동체의 의미 안에 네트워크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만큼 의료선교에 있어서도 네트워크는 선교하는 교회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원장은 주님 중심, 미션 중심, 현장의 필요 중심이 의료선교가 중점을 두고 있어야 할 가치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와 함께 할 몇 가지 기본 전제를 제시했다.

△성령님 중심 △섬기는 리더십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 인지 △사전 조사의 중요성과 과정에 대한 공감 △정보의 교류 △현지인의 참여 등의 전제를 통해 가치를 실현해 나간다면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의 방안이 선교적 본질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원장은 의료선교대회, 한미의료선교대회 등과 같은 기존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출발점으로 의료 각 분야 간의 네트워크, 각 지역별 권역별, 특수사역 및 선교사와의 네트워크 구축과 같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의료선교에 있어 다양한 출구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했다.

김 원장은 “흩어짐이 아닌 모임, 즉 개인이나 선교기관들이 자신들의 깃발을 내려놓고 예수 그리스도의 깃발 공유를 전제할 때 팀워크와 네트워크는 의료선교에 바람직한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팀 의료선교가 갖는 위험성은 피하고 장점을 효과적으로 의료선교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섬김의 리더십’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선교는 단순히 기술적 네트워크에 한정되고 그리스도의 정신을 잃은 채 세속적인 교류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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