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별 결산-한기총] 탈퇴보다 '개혁'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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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별 결산-한기총] 탈퇴보다 '개혁' 우선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1.09.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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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고신, 합신 탈퇴 보류 … 연합단체에게 경각심 긍정적 평가도

금권선거 파문을 일으키며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한기총. 그동안 일부 교단 및 교회 개혁 단체들의 탈퇴운동이 전개됐고, 각 교단 일부 노회들은 이번 가을 정기총회에 ‘한기총 탈퇴’에 관한 헌의안들을 상정했다.

하지만 한기총 탈퇴문제를 다룬 예장고신을 비롯해 합신과 통합총회 결과는 한마디로 ‘부결’. 한기총 사태에 대해 각 교단들의 공식적인 입장이 ‘탈퇴’가 아닌 ‘보류’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고신총회(총회장:정근두 목사)의 경우 5개 노회에서 “신앙의 정통과 생활의 순결을 교단의 이상으로 삼고 있는 우리는 더 이상 한기총과 함께 할 수 없다”며 탈퇴 헌의안을 상정했지만 결국 부결됐다.

하지만 고신총회는 목사 4명, 장로 3명 등 7인으로 구성된 ‘한기총탈퇴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앞으로 1년간 한기총 문제를 연구해 내년 총회에 보고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합신총회(총회장:권태진 목사)도 고신과 마찬가지로 한기총 탈퇴 문제를 치리협력위원회에 맡겨 1년간 연구 검토하고, 보고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한기총 사태에 대한 합신의 입장을 성명서를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8월에 ‘한기총 탈퇴를 위한 예장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고, 11개 노회들이 행정ㆍ재정지원 보류 및 한기총 탈퇴 등의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는 헌의안을 상정, 어느 교단보다 강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통합총회(총회장:박위근 목사)도 ‘탈퇴’가 아닌 ‘개혁’이 우선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통합은 이번 정기총회에서 교회연합사업위원회가 내놓은 ‘한기총 개혁을 위한 3개 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교회연합사업위원회는 △한기총 탈퇴 및 행정보류 등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각 노회들의 입장을 유념해 교단에서 파송한 22명이 한기총 내부에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특별총회에서 결정한 대표회장 단임제 및 순번제 등의 정관을 지키지 않을 경우 행정보류를 할 수 있다 △한기총 개혁과 발전을 위해 총회 임원회가 계속 노력한다 등의 안을 제시했다.

사실 통합의 경우 한기총 탈퇴를 요구하는 목회자들이 ‘예장대책위’까지 구성, 성명서 발표 및 기도회와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한기총 탈퇴에 대한 강한 운동을 전개해왔다. 이들은 금권선거의 당사자인 이광선 목사와 길자연 목사를 향해 모든 교계 공직사퇴를 요구하며, 한기총 탈퇴를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통합은 이번 가을총회에서 탈퇴 및 행정 및 재정지원 보류 등과 같은 강한 개혁을 촉구하는 총대들의 의견보다 한기총에 파송하는 이사들을 통해 내부적인 개혁을 해 나가자는 의견을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기총 사태에 대해 3개 교단들이 이처럼 ‘탈퇴’가 아닌 ‘보류’, ‘개혁’이라는 다소 약한 결정을 내렸지만 한국 교회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는 한기총과 같은 연합단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많다.

통합총회 한 목회자는 “총회의 결정이 다소 아쉽긴 하다. 하지만 우리 교단 뿐 아니라 많은 교단들이 한기총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각 교단들이 앞으로 한기총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개혁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각 교단 정기총회 장소에 한기총 사태를 야기했던 당사자들이 일일이 방문해 인사말과 축하의 말을 전하는 모습에 대해 많은 총대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한국 교회 연합기관 대표들이 교단 총회에 방문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한기총 사태의 책임자인 당사자들에게서 회개하는 마음이나 자중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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