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여권법 ‘시행령’으로 개정 시도
상태바
외교부, 여권법 ‘시행령’으로 개정 시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2.15 13:3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행령 23조 2항에 강제출국자 여권발급 제한 규정 신설


교계, “이슬람권 선교 막힌다” 우려 표명... 총리실에 항의서한 계획

선교사들의 해외활동 제약을 우려하며 기독교계가 강하게 반발해온 여권법이 결국 개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15일자 1면 보도에서 “외교통상부가 이달 초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개신교 선교를 하는 단체들의 활동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여권법 시행령 23조에 2항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외국에서 국위를 손상하는 사람에 대해 여권 발급 또는 재발급을 제한한다는 규정으로 강제출국자의 경우 1~3년 간 여권 발급이 제한될 수 있다.

외교부가 여권법 개정에 적극 나선 배경에는 지난 2004년 이라크에서 김선일씨가 사망한 후 위험한 해외선교를 막기 위해 고심해왔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이어 외교부는 조만간 이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올려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기독교계의 반발은 거세다. 이미 여권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여러 차례전달한 선교계로서는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이슬람권 선교가 막힐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 최근 수년간 우즈베키스탄 등 비교적 선교가 수월했던 중앙아시아에서조차 선교사들이 추방당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어 극단 이슬람국가뿐 아니라 전통 이슬람국가의 선교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선교사가 강제추방당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며 이것이 현지법을 무시한 선교활동 때문이거나 현지인들과의 마찰 때문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외교부가 추진하는 여권법 개정은 ‘시행령’ 개정의 형식을 거친다. 이미 2009년 11월 법안 개정으로 입법을 예고한 바 있지만 국회통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국무회의만 거쳐도 되는 시행령으로 여권발급 제한 지침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살인, 강도, 마약 등에 관련된 경우 3년, 여권 위변조 밀항, 밀입국의 경우 2년, 위법행위로 해당국가가 항의나 시정을 요구한 경우 1년 동안 여권을 받지 못한다.

선교계는 이미 수차례 외교통상부에 공문을 보내 선교의 악영향을 우려한 것과 더불어 양심의 자유 등 국민 기본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철회를 요청해왔다. 특히 다양한 이유로 추방된 선교사들은 인근 다른 국가를 통해 선교를 계속하고 있지만 이 법이 적용되면 1년 동안 선교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세계선교협의회 한정국 사무총장은 “현행법으로도 문제가 있는 선교사에 대해서는 규제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개정해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독교계가 수차례 자정을 약속했고, 최근에는 해외 선교지에서 극단적인 선교활동은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위기관리재단 등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기회를 주지도 않고 시행령을 공포할 경우 선교의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수차례 외교부와의 접촉에도 불구하고 여권법 개정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대해 기독교계는 다양한 각도에서 저지에 나설 예정이며, 국무총리실에 항의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한편, 세계선교협의회가 지난 1월 외교부 여권과에 보낸 의견서에는 "인류애에 의한 해외원조나 구호활동을 하다가 현지법에 의해 추방조치를 당했을 때 극서을 범죄로 볼 지 인권적 문제로 볼 지 해석이 다를 것이며, 인류공영의 보편적 가치관에 의해 일하는 사람들도 그 나라 입장에 의해 강제출국 당하는 일이 있다"며 "외교부가 인류애적인 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고려해 심사숙고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수정 2011-02-16 08:22:00
선교사님들의 해외활동 제약관련 여권법이 개정될것이라 다행이네요. 근데 해외선교도 좋지만, 요즘 목사님들의 윤리가 땅에 떨어지고 있음이 심각한 수준이고 교계가 어수선한 이러판에 이단인 신천지로 성도들은 더욱 빠져나가고 있어 고민입니다. 목사님이든 선교사님이든 주도해서 신천지와 말씀공개토론을 해서 만천하에 그들의 잘못을 드러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