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여의도 ‘기하성연합회’로 무늬만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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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여의도 ‘기하성연합회’로 무늬만 통합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01.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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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교단 체제...대외 연합활동 위한 임시적 조치

기하성 서대문측과 여의도측이 '기하성연합회'로 하나가 됐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 서대문측(총회장:박성배)과 여의도측(총회장:이영훈)는 24일 오후 오산리 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각각 임시총회를 갖고 교단 통합을 위한 ‘통일 헌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양 교단은 교단통합추진안에 서명하고, 각각 4명씩 교단추진위원을 선정해 실무적 통합을 위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한 지붕 두 교단 체제에 합의한 것이다. 양 교단은 향후 5월 정기총회를 목표로 통합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기하성 서대문측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2008년 5월 기하성 산하 세 교단의 통합을 추진하던 중 갈라졌다가 32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기하성연합회 회장은 이영훈 목사가 맡았다.

이날 여의도측 임시총회를 이끈 이영훈 목사는 “양 교단 통합 위원회가 헌법을 수정하고 완성했다. 3년 전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만든 모법으로 서대문측과 논의했다”고 설명하고 “모든 임원과 위원 정년을 70세로 하는 안, 지역연합회 시행, 행정 사무국 신설 등 세가지 안을 부칙 조항에 삽입해 안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어 "오늘 헌법이 통과되더라도 통합되는 것은 아니"라며 "통합까지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현안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 재수정 문제 △교단 부채 문제 △재판 문제 등을 언급하고 “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장애 요인들이 해결될 때까지는 통합을 위한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기하성 서대문측과 여의도측 통합추진위원회는 통합을 위한 헌법안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양 교단 실행위원회가 일부 다른 헌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통합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임원 70세 정년’ 조항을 양 교단이 통일 헌법안 부칙에 추가해 통과시켰다. 또 통합추진에 앞서 연합회 구성에 합의함으로써 5월 정기총회를 앞두고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통일 헌법안에 합의하지 못한 점, 여의도측이 헌법 재수정 논의(피선거권 조항 등)의 여지를 남긴 점, 100억원 대에 달하는 교단 부채 처리 문제 등이 걸림돌로 남아있어 원만한 통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교단 내부에서는 통일 헌법안을 합의하기도 전에 연합회를 구성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영훈 목사는 “그동안 교단 분열로 인해 교회협에서 기하성 권익이 보장되지 않았다. 이번에 대표회장이 기하성 몫”이라며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님이 기하성연합회를 만들어서 교단 대표성을 가져와야 한다는 당부가 있었다”고 밝혔다.

서대문측 임시총회에서 총회장 박성배 목사는 “2008년 5월 2,800교회를 가진 우리가 200교회도 안 되는 교단과 통합을 하려다가 이 모양이 됐다”며 “지금까지 교단을 지켜주신 총대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 회복이 마무리되면 자리를 요구하지 않고 서로 양보해 후배들에게 교단 명칭과 정통성을 지켜 물려주자”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소모적인 정쟁과 소송으로 교단의 위상이 떨어지고, 반목과 갈등이 깊어져 회원 간의 의가 상했다.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 전에 이제는 더 이상 분열의 아픔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교회 안에서 기하성 교단의 역량을 강화하고, 연합과 일치에 우리 교단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도 교단회복은 중요하다"며 "무엇이 교단 발전에 유익이 되는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고 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번 임시총회를 계기로 하나의 기하성을 내세워 ‘기하성연합회’ 이름으로 대외적 연합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회원 교단 순환제에 따라 기하성 몫으로 내정돼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직은 연합회를 대표해 이영훈 목사가 맡게 된다. 교회협 실행위원회가 열리는 28일 인준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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