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오심이 사랑이며, 사랑은 곧 나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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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오심이 사랑이며, 사랑은 곧 나눔입니다”
  • 현승미 기자
  • 승인 2010.12.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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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별대담] 구세군대한본영 박만희 사령관

2010년 성탄절, 예수 그리스도는 올해도 어김없이 평화와 사랑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셨다. 그 중심에 서서 꿋꿋하게 하나님의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구세군대한본영은 교회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어김없이 전국에 ‘사랑의 종소리’를 울렸다. 신임 사령관으로 부임한 박만희 사령관은 “타 종교의 고유한 가치와 예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아름다운 모습 속에서 참된 종교인의 향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대립보다는 협력하고,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만을 위해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회복하는 2011년이 되길 기원했다.                                                                                <편집자 주>

대담: 장형준 편집국장 |2010년 12월 9일 | 장소: 구세군 사령관실

기부에 대한 긍정적 시각 확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일
WCC 총회에 대한 물리적 반대는 하나님 영광 가리는 일
교회협·한기총, 대화·협력 통해 시대와 대중 요구 읽어내야

● 온 인류의 기쁨과 소망이신 예수께서 오신 성탄절입니다. 올해 성탄을 맞는 한국 교회 성도들과 온 국민들을 위한 축하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재난과 세계의 경제 한파, 남북의 긴장 관계 등으로 모두가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런 어려운 때에 베들레헴 마구간에 인간의 몸으로 오셔서 이 땅에 참 평화를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힘들었던 국민들의 몸과 마음이 위로를 받고 새로운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기를 소원합니다.

● ‘성탄절’ 하면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사랑의 종소리’가 떠오릅니다. 그동안 구세군은 사랑의 종소리를 울리며 사회적 나눔에 앞장서 왔습니다. 구세군 사령관으로서 ‘사회적 나눔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진정한 성탄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구세군 자선냄비를 보는 국민들의 반응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기부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눔이 이제는 어느 특정인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점차 퍼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눔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과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것을 한 마디로 줄인다면 사회복지의 실현, 기독교적인 용어로는 ‘사회 구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선냄비가 12월에 등장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의 오심은 당신의 모든 것을 인간들에게 주어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시려는 하나님의 의도이십니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심으로 인간의 구원을 이루셨듯이, 우리도 우리의 소중한 것을 나눔으로 보다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며, 자선냄비는 이러한 역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선냄비 종소리는 하나님의 나눔을 본받아 우리도 나눔에 참여해야 한다는 자각을 일깨우는 종소리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 2010년은 종교 간 대립이 어느 해보다 극심했습니다. 올 한 해의 한국 교회,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한 나라에 살면서 각자의 종교가 다르고, 각자가 추구하는 종교적 신념과 구도(求道)의 길은 다르지만, 타 종교의 고유한 가치와 예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아름다운 모습 속에서 참된 종교인의 향기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대립보다는 협력이 필요하고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만을 위해 사회에 예수님 사랑으로 환원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복음의 모양만 있는 교회가 아닌 그야말로 암흑의 세상에 ‘예수 사랑의 빛’으로 복원될 것입니다.

● 교회연합운동의 두 축인 교회협과 한기총이 그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개혁의 요구에는 귀를 닫고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상황입니다. 교회협과 한기총의 개혁에 대한 사령관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교회협과 한기총이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데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반드시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 교단의 이익 때문만이 아니라 시대적 변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군부정권 시절에는 민주화라는 이슈가 모든 교단이나 신학자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끌어내는 이슈가 뚜렷이 없다보니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 같이 비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두 단체가 잘한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 기독교를 이끌어가고 있는 두 단체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시대와 일반 대중의 요구를 읽어내야 하고, 요구를 충족하는 단체로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변화가 두 단체의 본래 목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한국 유치’가 국가적인 경사인데도 오히려 이념 논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보수 교단 중심의 대책 모임까지 구성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어떤 사건이나 사언에 대한 ‘대책’을 답하기 보다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WCC 회원 교회들이 10차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복음주의 진영(비 회원 교회들)과의 대화와 협력의 가능성을 어떻게 모색하고 있는지를 피력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WCC의 에큐메니칼 운동의 목적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교회 갱신을 통한 가시적 일치, 정의, 평화, 인권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예언자적 역할을 하는 공동의 증언, 그리고 선교의 목적이 기반이 된 봉사의 사명입니다. 119개국 349개 회원 교회들이 이 일을 가능하게 하는 신앙고백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며, 무엇보다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신학적 질문과 성찰을 통해 일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이 일을 위해 모인 WCC에 대한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치, 증거, 봉사를 통한 일치를 이루어 가는 WCC의 목적과 회원 교회들의 축제이며, 사업을 논의하고, 인선을 하는 총회의 성격을 바람직하게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WCC 총회 유치를 위해 초청장을 보내왔을 당시, 구세군을 포함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 교회들, 정교회 그리고 한국 천주교까지 그리스도인들이 한마음이 되어 한국 총회를 유치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인 교회들이 오랜 세월 기도하며 유치한 총회를 집단적으로 물리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라고 봅니다.

또한, WCC 총회준비를 위해 WCC 차원에서 조직한 총회준비위원회(APC, Assembly planning Committee)에는 회원 교회 50%와 비 회원 교회 및 에큐메니칼 기관 5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회준비위원회 조직을 위한 전 단계로 조직된 ‘한국준비기획위원회’에서도 복음주의 진영의 목소리와 참여를 기대하고,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회원 교회뿐만 아니라 비 회원 교회까지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구조에 대해 논의 중입니다. 이것이 대화의 가능성과 상호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부분입니다.

WCC 제2차 총회준비위원회 회의가 2011년 10월 8일부터 15일까지 총회 장소인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금번 총회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아시아의 시급한 이슈들을 공유하고 해결하기 위한 세계 교회의 선교적 소명과 역할을 점검하고 긍정적인 힘을 이끌어내는 일이 한국 교회가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WCC 행사의 기본 취지인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안에서 함께 누리는 생명(Living Together in God's Justice and Peace!)’이라는 명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서로 협력해 간다면 모든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2013년의 WCC 총회도 성공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지만 한국 사회는 불안함으로 올해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 정부 들어 남북한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최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남북의 갈등과 대립이 더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한국 교회,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구세군에서도 대북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북한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우리에 대한 북한 당국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판단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직 남과 북이 대치관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종전이 아니라 휴전상태라는 말입니다. 이는 북한의 복음화와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지원이 기독교 사랑 정신의 일환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이면에 남과 북의 정치적인 긴장관계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 연평도 포격사건을 예로 든다면, 북한의 이런 행위는 우리의 기대와 노력을 져버리는 도발임에 틀림없습니다. 언제 어떻게 변해버릴지 모르는 북한 당국의 알 수 없는 행동이 우리의 인도적 지원 사업과 선교 사업에 실망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남북의 정치적 이해관계의 틀에서 본다면 한국 기독교계의 북한 지원 사업은 독자적인 노선보다는 정부의 대북정책과 더불어 나아갈 때 남북통일과 북한의 복음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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