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도소, ‘기독교 교정’ 새 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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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교도소, ‘기독교 교정’ 새 역사 쓴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12.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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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개소 본격 운영 … 건축 비용 및 비판적 시선 등 극복 과제도 남아

▲ 아가페 소망교도소 조감도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아가페 소망교도소’가 지난 1일 본격 개소했다. 그동안 자금부족의 이유로 공사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한국 교회의 전폭적인 후원에 힘입어 명실공히 사랑과 화해, 그리고 나눔을 통한 ‘기독교 교정’의 새 역사를 써 갈 수 있게 됐다.

# 소망교도소, 운영은 어떻게?
지난 2008년 10월부터 공사를 진행해 온 소망교도소는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에 위치에 있으며, 21만4000㎡의 터에 방사형의 수용사동과 강당, 직업훈련 및 공장시설을 갖춘 부속동, 비상대기소 등 6개 건물로 300여 명의 수형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건축됐다.

소망교도소 운영과 수형자 관리는 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김삼환 목사)가 맡게 되며, 소망교도소의 운영 경비의 90%는 국가가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국가는 관리와 감독을 이유로 4명의 감독관을 소망교도소에 파견할 계획이다.

소망교소도는 징역 7년 이하의 형을 받고 형기가 1년 이상 남은 전과 2범 이하의 20~60세 성인 남성 수형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수용될 예정이지만 약물과 공안, 조직폭력 사범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독교 신앙에 입각해 운영될 소망교도소는 신앙훈련, 생활훈련, 재활훈련 등 새벽 기도회부터 취침전까지 다양한 기독교 교정 프로그램을 통해 수형자들을 교화시켜 나감은 물론 수형자들이 출소할 경우 일정기간 동안 출소자를 보살피는 ‘출소 후 프로그램’도 실시함으로써 재범율을 낮춘다는 강한 포부도 함께 갖고 있다. 

특히 수형자들의 교화 과정을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이뤄가기 위해 정직성, 원상회복, 책임성, 공동체 형성, 생산성 등 5가지 주제로 구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미 구비해놨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성경공부를 통한 신앙훈련 △공동체 모임 △합동접견 예배 △수용자 자녀관리 △생활기술 훈련 △가족관계 개선 및 및 내적치유 △수용자 가족 참관 프로그램 △피해자와 가해자 중재 프로그램 △피해자 사절단 초청 △대인관계 훈련 △분노조절 프로그램 △집단상담 △직업훈련 △멘토링 등이다.

사실 소망교도소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2005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여주교도소 수용자 일부를 선발해 ‘교도소 시범운영’을 실시해오며 가능성을 열었다. 이 과정 중 이수자 120여 명 가운데 83명이 출소했고, 재범자는 불과 5%에 불과했다. 기존 교도소 출소자의 재범률이 50%를 넘는다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고 놀라운 수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소망교도소는 이와 같은 획기적인 재소율 감소라는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재복역률을 현재 22%에서 3%까지 낮춘다는 목표까지 세우고 있다. 그동안 소망교도소는 ‘기독교 교정 복지과정’을 통해 700여 명의 자원봉사들을 확보하는 등 구체적인 운영 훈련을 마친 상태다.

▲ 소망교도소 청사동 전경
# 건축까지 어떻게 진행되어 왔나
소망교도소는 지난 1995년 10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내 ‘기독교교도소 설립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시작되게 됐다. 이후 이사회를 구성, 기독교 교도소 법제화 추진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으로 1999년 12월 세계 최초로 ‘민영교도소 등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기독교 교도소의 설립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후 2001년 6월 재단법인 아가페를 창립했으며, 2003년 1월 6만 5천평의 설립부지를 매입하고, 교도소 시범운영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를 해왔다.

물론 소망교도소의 많은 관계자들이 지금에 이른 것은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어려움도 많았다. 재단법인을 세우기까지의 과정도 쉽지는 않았지만 무엇보다 소망교도소를 건립해야 하는 지역의 주민들의 반대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2003년부터 2년 가까이 김삼환 목사를 비롯해 소망교도소 관계자들은 지역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설득에 나서는 등 기독교 교도소의 운영 취지와 뜻을 전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지난 2005년 지역 발전을 위해 10억 원을 기부하는 조건으로 극적인 타협을 이뤄냈으며, 이후 2007년 본격적으로 교도소 운영을 위한 후원금 모금 방안을 계획 협의한 후 한국 교회를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이어 2008년 2월 여주군으로부터 민영교도소 건축을 허가 받고, 같은 해 7월 서희건설을 건축업체로 선정한 후 10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해 건축을 완공하고 개소하게 된 것이다.

# 소망교도소, 남은 과제는 없는가?
그러나 소망교도소가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건축 비용이다. 총 288억 원의 예산 중 180억 원 가량이 건축비로 사용됐다. (주)서희건설은 지난 8월 초 90%의 공정률에서 30억 원의 밀린 공사비 부족의 이유를 들어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하청 업체에 밀린 대금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건축이 중단되면서 소망교도소 측은 한국 교회를 향해 적극적인 후원 약정을 호소했다. 교도소 방1칸을 짓는데 필요한 1구좌 3천만원을 후원해 달라며 이사장 김삼환 목사를 비롯해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또다시 모금활동을 펼친 것이다.

결국 지난 10월 초 서희건설 측에 밀린 30억 중 20억 원을 먼저 전달할 수 있었고, 나머지 10억 원은 올 연말까지 전달한다는 전제 아래 공사를 재개함으로써 지난 1일 비로소 개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소망교도소 기본적인 운영을 위한 재정은 부족한 상황이다. 그동안 여의도순복음교회(40억), 명성교회(35억), 광림교회(10억), 사랑의교회(10억), 금란교회(6억5천만원) 등 전국 교회와 단체, 성도들이 후원해 150여 억원을 모금하는 한편, 추가적인 후원 활동을 벌여 중단된 공사를 완료했지만 여전히 90억 원 가량의 공사대금 잔액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소망교도소는 후원금을 더 확보해야 원할한 운영이 가능하다.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은 앞으로의 운영 경비일 뿐이다. 소망교도소 건립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한국 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때문에 소망교도소는 후원금 마련이라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며, 한국 교회의 보다 큰 관심과 사랑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일반 사회 및 타 종교의 곱지 않은 시선도 문제다. 민영교도소로 운영된다고 하지만 교도소 운영에 국가 예산이 거의 투입된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 교회 포교를 돕는다는 지적의 목소리로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소망교도소가 기독교계 재단이라는 문제점도 갖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 중 대다수는 소망교도소에 입소하기 원하는 수형자들은 반 강제적으로 특정 종교를 선택할 수 밖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망교도소 측은 희망 수형자들에 한해 종교생활 및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와 같은 사회 및 타 종교의 차가운 시선들은 앞으로 소망교도소가 어떻게 운영될지, 또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교도소는 한국 교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한국 사회에 보여주며 교회 위상을 새롭게 쓸 수 있다는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한국 교회의 관심과 협력,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이며 한국 교회가 책임을 맡은 소망교도소. 효율적인 경영기법과 탄력적인 교화 프로그램으로 수형자들의 재범방지는 물론 정부의 교정 예산 절감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한편, 한국 교회의 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가를 한국사회에 보여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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