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서(20) 왕권에 대한 반란을 막기 위해 건축된 성전과 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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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서(20) 왕권에 대한 반란을 막기 위해 건축된 성전과 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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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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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전 측면이 강하게 나타난 건축활동

열왕기상 7장 4절의 기록에 의하면 성전과 마찬가지로 왕궁도 삼층으로 만들었으며, 세 줄로 된 창문이 서로 마주 대하도록 만들었다. 5절의 ‘문과 문설주를 다 큰 나무로 네모지게 만들었는데’는 4절의 창문 이야기에 이어 문과 문설주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 어색한 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문설주를 네모지게 만든다는 것이 어색한 면이 있어서 70인역으로 번역할 때 이 5절의 ‘문과 문설주’를 ‘문과 창문’으로 바꾸어 번역하였다. 따라서 문과 창문을 모두 나무로 네모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6-7절은 주랑(portico)에 관한 기록이다. 주랑의 규모는 길이가 50규빗이고 너비가 30규빗이나 되는 매우 넓은 공간이다. 그리고 이 주랑에 많은 공간이 붙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재판하는 방 혹은 바로의 딸을 위한 집을 지었다. 7절에서는 재판하는 주랑을 만들고 바닥을 백향목으로 만들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8절에 의하면 솔로몬의 왕궁 주랑 뒤에 다른 뜰이 있는데 그 뜰의 양식은 앞의 양식과 동일하게 만들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솔로몬은 바로의 딸과 결혼하고(왕상 9:24, 11:1), 그 바로의 딸을 위하여 왕궁을 지어주었는데 그 건축 양식은 주랑을 건축할 때 채택한 양식과 같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하여 솔로몬의 왕궁은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여러 부속 건물들이 붙어 있는 구조로 왕궁 복합체(palace complex)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9절에 의하면 왕궁이나 성전 모두 다듬은 돌로 건축하였다는 점인데 성전을 건축할 때는 돌을 뜨는 채석장에서 다듬어서 가져왔다고 기록하고 있다(왕상 6:7). 비록 열왕기상 7장에서 왕궁을 건축할 때 사용한 돌을 어디서 다듬었는지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성전과 왕궁이 서로 붙어있는 건물이기 때문에 왕궁을 건축할 때 사용된 다듬은 돌도 채석장에서 다듬어 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9절의 “크기대로 톱으로 켠 것이라”의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안과 밖을 톱으로 켠 것’(sawed with a saw in the inside and outside)이란 뜻으로 그 의미는 ‘모든 면을 부드럽게 켠 것’(smooth on all sides)이란 뜻이다. 또한 10절에서는 이 건물들의 기초는 다듬은 큰 돌로서 10규빗(5m)되는 돌과 8규빗(4m) 되는 돌로 세웠다. 이 거대한 돌 위에 돌이나 백향목을 올려놓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큰 뜰 주위에는 다듬은 돌 3줄과 백향목 들보 한 줄로 기둥을 삼았다. 이것은 마치 성전 안 뜰의 주랑과 같다고 기록하고 있다.

열왕기상 7:1-12절은 솔로몬이 성전 건축을 마친 후 자신의 왕궁을 거대하게 건축한 것을 기록하고 있다. 고대 세계에서 왕궁이나 성전을 포함한 건축 활동은 왕의 위대함을 나타내는 또 다른 선전(propaganda)이다. 즉, 왕궁이나 신전의 거대함을 통하여 백성들에게 왕의 위대함과 신으로부터 인정받은 왕권을 보여줌으로써 왕이나 왕권에 대한 반란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대부분의 고대 왕궁과 신전의 규모를 비교하면 왕궁의 규모가 성전의 규모보다 크다. 따라서 열왕기상 6-7장의 솔로몬의 건축활동은 그의 종교적인 측면을 보여주기 보다는 솔로몬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한 선전의 측면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열왕기상 7:13-22절은 놋쇠 대장장이인 히람의 초빙과 그가 만든 두 놋기둥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내용을 역대하 3:15-17절에도 기록되어 있다.

13절에 의하면 솔로몬이 두로(Tyre)로 사람을 보내어 히람을 데려온다. 그런데 이 히람(Hiram)은 두로의 왕 히람과는 다른 사람이다. 14절에 의하면 히람은 어머니는 납달리 지파 사람이고, 아버지는 두로 사람으로 다문화 가정 출신자이다. 신명기 역사가가 히람이 이스라엘 지파의 후손임을 밝히는 것은 매우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성전이 전적으로 이방인의 손에 의하여 지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히람은 출애굽기 36:1, 37:1에 기록된 광야시대의 브살렐(Bezalel)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히람에 대하여 열왕기상 7:14절은 그가 놋에 대하여 지혜와 총명과 재능을 구비한 자라고 기록한다.

즉, 히람은 놋에 관한한 지혜자였다는 것이다. 놋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으로 놋 기둥을 만들었다는 것은 두로 지역의 합금기술이 뛰어났음을 보여준다. 히람의 재능은 그가 높이 18규빗(약 9m) 그리고 둘레 12규빗(약 6m)이나 되는 큰 놋 기둥을 만드는데서 나타난다.      
                                                                           김영진 교수<연세대 연합신대원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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