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삼위일체’ 관점에서 풀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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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삼위일체’ 관점에서 풀어가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6.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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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포럼 개최

“한국 교회가 최근 저출산 문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있는 것은 매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출산’을 단지 여성의 문제로만 국한시켜 해결하려고 하는 태도는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지난 17일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며, 저출산 문제를 풀어나갈 한국 교회의 역할을 모색했다.

이날 ‘저출산 시대와 예배 공동체’란 주제의 기조발제를 한 김은혜 교수(장신대)는 “한국 교회가 최근 출산장려국민운동본부를 출범시키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공동체적인 책임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모습은 매우 기쁜 소식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그동안 정부나 지역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많은 노력을 전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과 임신, 양육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의 고통을 거의 분담하고 있는 여성들이 체감하고 있을 정도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 김은혜 교수(장신대, 기독교와 문화)
김 교수는 “한국 교회도 마찬가지로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역을 펼쳐야 한다”며 예배 공동체적 차원에서의 저출산 문제 해결 방향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성경이 강조하는 가정에 대한 신학적 의미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다. 곧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은 각각 분리됐지만 삼위일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족관계의 근원적인 모형은 삼위일체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남성과 여성이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는다. 엄마와 아빠, 자녀는 구별된 개체이지만 연합된 하나라는 것이다. 가족 공동체를 이러한 신학적이고 영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단순히 방법적이고 도구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출산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활동과 가장 근접한 인간의 활동이다. 따라서 출산은 근본적으로 선한 창조의 역할”이라며 “의도적으로 출산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들은 성경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수님은 혈연중심의 관계를 뛰어 넘는 가정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다”며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모든 이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가정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만큼 교회는 모든 성도들의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교회는 모든 자원을 재분배해야 한다. 특히 예배당의 가장 밝은 곳,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아이들의 예배 장소를 마련해줘야 한다. 교회 자원이 어린 자녀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행정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에서부터 저출산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기윤실은 뉴스레터를 통해 진행한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에는 ○○○○가 필요해요’라는 설문조사도 발표했다.

먼저 설문조사에서 영유아(24개월 미만) 부모들은 현재 자모실(영유아실)에서 유리창이나 TV를 통해 예배드린다(64%), 아기와 함께 영유아부 예배를 드린다(12%), 탁아부에 아기를 맡기고 따로 예배 드린다(12%), 아기를 집에 맡겨 놓고 예배를 드린다(3%), 교회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인터넷 예배를 드린다(3%) 등으로 응답했다.

또한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는 어떤 것을 갖춰야 하는가’란 질문에 △넉넉한 공간 △임산부를 위한 소파 △기저귀 갈이대 △모유 수유를 위한 독립공간 △유아용 화장실 △식수대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보다 보육에 필요한 장비들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응답자들은 “부모가 예배를 드릴 동안 아기를 돌볼 훈련된 교사 또는 자원봉사자, 탁아부와 영아부를 비롯해 아기부모를 케어하는 모임도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아기도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의식을 갖추고 조금 소란스럽다 할지라도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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