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신앙고백’ 하는 장로교단들 하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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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신앙고백’ 하는 장로교단들 하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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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1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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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흥 교수<고려신학대학원대학교>

이제 분열 반세기를 맞아 한국의 장로교단들은 정당성 없는 분열을 지양하고 그리스도인들 상호간의 교제와 평화를 회복해야 한다. 동일한 신앙을 고백하고 기독교의 근본적 교리들을 공유하는 한국의 장로교단들은 속히 분열의 죄를 회개하고 화목과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 분열의 일차적 책임을 가진 집단들이 이 점에서 주도력을 발휘하고 결자해지의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교회 지도자들은 기득권을 위한 현상 유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할 책임이 있다. 대의를 위해 소아를 기꺼이 버리는 자세가 특히 교단 지도층의 인사들에게 요구된다. 개인적 입지, 교권, 자리와 명예 등의 소소한 이익은 하나님의 나라와 한국 교회의 유익이라는 대승적 명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한국 교회의 분열의 이면에는 지도자들의 개인적 욕심이라는 불순한 요소가 적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점은 특별히 강조될 필요가 있다.

교회사 학자들 또한 공정한 역사 서술의 책임이 있다. 교회사를 담당한 역사신학자들이 한국 장로교회의 분열을 분석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역사적 과오를 시정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그 때로부터 반세기 가량의 긴 세월이 흘러 사회와 한국 교회의 신학적 역량이 현저히 향상된 지금의 시점에서 당시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볼 수 없었던 선배들의 한계를 발견하고, 이제 그 실수와 과오들을 극복하자는 것 뿐이다.

그들이 우리보다 훌륭한 신앙과 역량의 사람들이었을 수 있다고 해서 그들의 과오를 지적하는 것이 금기시될 수는 없다.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시정할 때 우리는 보다 나은 현재를 창조하고 발전적 미래를 맞이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장로교회들은 이제 부끄러운 분열상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때가 됐다. 선배들이 교권적·정치적·인간적 이유, 부패한 인간 본성의 발로에 의해 찍어 놓은 하나님의 교회를 싸매고 치유하는 화해와 일치를 위한 시도를 우리 세대가 감당해야 한다.

특히 정당한 명분 없이 분열된 교단들은 연합을 위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학자들, 장로교 분열 당시 여러 장로교 지도자들은 많은 탁월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부패한 본성의 잔재를 가진 인간들이었기에 신학적·인격적으로 미성숙했던 면들이 없지 않았다.

우리는 자신이 속한 교단의 전통에 대한 과도한 자부심 때문에 그 집단의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지도자들이 공생애에 있어 완전무결한 성자들이었을 것이라는 비성경적·비칼빈주의적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들은 선교사들의 지원으로 교회를 세우고 신학교를 운영하고 그들의 구호물자로 먹고 살던 시대에 교회를 섬긴 사람들이었다.

그처럼 힘들었던 시대의 성도들이 설사 개인적으로는 탁월한 경건을 소유했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공적 문제의 처리에 있어 일생동안 실수 없이 완벽하게 처신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차라리 우리는 심지어 우리 집단의 선배들의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직시하는 중에 그들의 과오를 답습하는 우를 피하고 역사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 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장로교인들, 특히 지도자들은 근본적 신앙고백에 차이가 없는 그룹끼리는 교회의 하나됨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선배들의 과오를 후배들이 서로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한국 교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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