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예하성이다" VS "트로이목마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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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예하성이다" VS "트로이목마 아니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6.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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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성 넷으로 나뉘나...양평동측 개정안 격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넷으로 나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기하성은 통합 실패 이후 서대문측(총회장:박성배), 양평동측(대표총회장:조용목)으로 나뉜 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산하 교회와 일부가 여의도측(총회장:이영훈)으로 분립해 나온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양평동측이 다시 둘로 나뉠 위기에 처해있다.

# 통합 차단용 헌법개정안

균열의 발단은 지난 5월 18일 열린 59회 정기총회 때 통과된 헌법개정안. 개정안은 정기총회 대의원을 ‘총회원으로서 상회비 의무를 다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담임목사 뿐 아니라 부교역자도 총대 권한을 갖도록 한 것이어서 대의원이 대폭 확대된다.

또 전∙현직 총회장 등으로 구성된 상임정책위원회를 두고 이들이 추천한 자에 한해 총회장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임위는 총회에 속한 모든 기구를 관할하고, 총회 임원회의 보고도 받아 사실상 옥상옥 구조가 된다. 현 지도부가 사실상 계속해서 총회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일부 총대들이 “계속 특정한 인물 체제로 가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논란의 여지는 또 있다. 기하성 통합 당시 분열의 단초를 제공했던 특별법은 그 시한을 3년으로 한정했다. 또 특별법 시한이 지난 후에는 기하성 모법에 의해 운영하도록 합의했다. 그런데 내년 5월 특별법 만료를 1년 앞두고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5번째 조항. “교단 통합 또는 중대안건은 정기총회나 임시총회에서 결정하되 대의원 5분의4 이상 출석하고 5분의4 이상의 찬성으로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또 단서조항으로 중대안건에 대한 판단도 상임정책위원회가 하도록 해 사실상 향후 통합 논의 불씨를 차단했다.

양평동측은 서대문측과의 재산권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후 대법원 항소를 포기한 상황. 여의도측까지 분립해 나간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은 사실상 교단 통합 논의를 어렵게 하는 조항을 통과시키는 것이어서 회원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 특별위 ‘트로이목마’ 논란

이런 가운데 양평동측은 교단 분열 수순을 밟아가는 중이다. 현재 개정안에 반대하는 회원들은 지난 24일 모임을 갖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직전 국내총회장 최성규 목사가 위원장, 이건남 목사(총회헌법위원)와 백종선 목사(총회상임위원)가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제59차 정기총회에서 헌법 개정절차도 거치지 않고 개의도 묻지 않은 채 헌법의 일부를 불법 개정했다”며 총회에 내용증명을 보내 개정안을 전면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대표총회장과 임원들의 사과, 개정 관여자의 문책 등을 요구하며 오는 15일까지 답변을 줄 것을 요구했다.

반발이 조직적으로 구체화되자 총회 실행위원회는 지난 7일 1차 실행위원회를 갖고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실행위원들은 장시간 격론을 벌인 끝에 상임정책위원회법과 5분의4 결의법을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한발 물러섰다.

양평동측 교단지 목양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표총회장 조용목 목사는 “이후에도 계속 문제 삼는 것은 대책위의 의도가 교단이탈이나 분리에 대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또 교단을 혼란스럽게 하는 조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특별대책위원회 활동에 대해 한 회원은 목양신문 사설을 통해 “그 자리에서 반대를 못한 것인지 안한 것인지 몰라도 법안을 통과시켜 놓고 총회가 끝나기 무섭게 곧 바로 대책위를 결성해 회원들을 회유하고 있다”며 “자신의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거짓말로 사람들을 매도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우리 교단을 보면 트로이 목마가 생각이 난다고 한다. 실제로 교단의 요직에 있는 분들 가운데서도 어떤 분들은 앞에서는 본 교단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하면서 뒤로는 여의도측이나 서대문측을 위해서 일하는 분들이 있었다”며 “새로 제정된 법을 하나의 핑계로 미리 계획된 자신들의 구상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 도로 ‘예하성’ 안된다

이런 가운데 특별위원회는 지난 8일 대전 모처에서 증경총회장, 증경지방회장, 지방회 현 임원 등이 참여하는 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책을 위한 논의를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개정안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15일 이후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

교단 분열 논란에 대해 특별위원회 최성규 위원장은 “우리는 새로운 교단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교단 법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통합된 것은 사실이지만,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통합을 다시 추진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더 이상 통합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실행위에서 상임정책위원회법과 5분의4 결의법만 폐기하겠다고 하지만 다른 조항도 문제가 많다. 또 내년 총회까지 가서 개정하겠다는데 신빙성이 없다”며 “이 법이 싫으면 나가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총회는 회원들의 것이지 특정인이 주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회원은 1인 리더십 중심으로 운영됐던 예하성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 양측은 개정안을 중심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통합 재추진하려는 세력과 통합 논의를 중단하고 교단을 강화하려는 세력으로 나뉘었다. 따라서 15일 이후 특별위원회가 교단 분열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성규 목사는 “내년이면 기하성 교단 창립 60주년”이라며 “여의도측을 포함해서 다시 통합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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