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회문제는 어그러진 가족 관계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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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문제는 어그러진 가족 관계의 산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4.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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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진목요강좌...‘삶과 가족’ 주제로 이재철, 이어령 대담

“병든 사회는 가족관계가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사회문제는 실은 어그러진 가족 관계의 산물입니다.”

이재철 목사(백주년기념교회)는 지난 8일 이어령 박사(이화여대 석좌교수)와의 대담에서 “성경은 가족 관계, 특히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히고 “가정의 회복이 곧 교회와 사회, 국가의 회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2010 양화진 목요강좌 - 이어령 교수, 이재철 목사 대담 '삶과 가족' 사진제공 양화진문화원.
한국 사회와 교회를 대표하는 지성과 영성이 만난 ‘2010 양화진 목요강좌’는 ‘삶과 가족’을 주제로 인생에 대한 통찰과 해법을 주고받아 저녁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종찬 박사(전 KBS집중토론 사회)가 사회를 맡은 이날 대담은 다소 거창한 ‘인생’, ‘성공’이라는 포괄적인 주제부터 ‘가정’, ‘부모’라는 구체적인 주제로 나아갔다. 이재철 목사와 이어령 박사는 경험과 깨달음, 기독교적 가치관을 서로 나누며 차분하면서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삶은 죽음의 거울에 비추어 봐야 보여”

먼저 삶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을 던져서 얻어지는 것”이라며 “신앙도 삶도 그 속에 뛰어들기 전에는 무엇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삶은 빛도 아니고 어둠도 아닌 상태, 어렴풋한 무엇을 구하려고 방황하고 괴로워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이 두 팔을 뻗어 끌어 앉아주지 않으면 삶과 죽음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백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 "삶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죽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이재철 목사는 “빛이 무엇인지 알려면 어둠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며 “삶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죽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을 모르면 매일 살지만 무의미하게 매일 죽는 것”이라며 “죽음을 알 때 사람은 비로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이라는 거울 앞에 서면 여호와를 찾지 않을 수 없고 인생을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제품의 가치를 절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사용설명서를 숙지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이 이 세상 어떤 제품보다 귀한 인생을 주시고 인생사용설명서인 성경을 주셨다. 사용설명서대로 살지 않고 바르게 사는 길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인생에 대해 이재철 목사는 “그리스도인이 걸어가야 하는 길이 어떤 길이냐가 전제되지 않으면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다”며 “예수, 베드로, 사도바울도 지금의 기준으로는 실패한 사람이지만 실패했다고 하지 않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길이 구별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드로는 황제의 논리, 욕망의 논리를 따르지 않고, 자기 헌신, 자기 버림, 자기 비움을 통한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길을 좇았다”며 “그것이 나를 버리고 영원을 얻는 길”이라고 말했다.

“가정, 의식주 집단 아닌 비전 공동체”

가족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경제적, 생물학적, 종교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없이 많이 모으고, 많이 낳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아니”라며 종교적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핏줄만 가진 가족은 진정한 가족이 아니”라며 “사랑과 믿음이 있을 때 진짜 가족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 "부부간에 경제 외에 공동의 목표 있어야 한다"
그는 또 “부부간에 경제적인 것 외에 소통할 수 있는 공동의 목표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먹고 자는 의식주 집단이 아니라, 정의라든지, 비전이라든지, 사회적 가치, 혹은 국가나 민족, 환경, 교회 봉사 등 보다 높은 가치의 동역자가 되면 절대 헤어지지 않고 삶을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재철 목사는 가족에 대해 “인간관계의 첫 출발점이자, 자기 헌신을 통해 사랑을 몸에 익히는 장소, 타인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배우는 곳,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배양하는 곳,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을 익히는 곳”이라며 “창세기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기록이지만 3장부터는 가정을 세워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령 교수는 “유명한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모든 욕망들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번성하지만 시장원리에 의해 작동되지 않는 예외적인 곳이 가정이라고 했다”며 “사랑이 없는 가정은 존재 목적 자체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농업사회는 가족이 생산하는 단위였지만, 산업사회에 들어서면서 소비하는 단위로 전락했다”며 “내가 얼마만큼 많은 사람을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느냐, 얼마나 더 큰 사치품을 아내에게 사줄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 됐고, 성공이 됐다”고 말했다.

“성경은 자녀의 의무보다 부모의 역할 강조”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가정파괴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오늘날 가정의 40퍼센트가 아버지, 어머니, 자식 가정 삼각형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혼의 원인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유교적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는 서로 사랑하지만 소통이 안돼서 이혼하게 된다. 이혼율이 갑자기 늘었다기보다는 예전보다 이혼이 쉬워졌기 때문에 늘어나는 것”이라며 “결혼 생활에서 믿음과 사랑의 소통으로 당장 바꾸지 않으면 이혼율은 계속 높아진다”고 말했다.

▲ 이번에 4회째를 맞은 양화진 목요강좌는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고 참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재철 목사는 이혼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하나님이 짝지우신 것을 사람이 임의로 나누지 못한다. 그러나 구약에서 이혼을 허락하는 것은 인간의 완악함 때문”이라며 “남편이 아내에게서 수치스러운 일을 발견하고 수치스러운 일을 기뻐하지 않거든 그 아내에게 이혼 증서를 써서 자기 집에 보내주라고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결혼의 정의는 둘이 한 몸을 이루는 것”이라며 “남편에게 아내가, 아내에게 남편이 0순위가 돼야 한다. 선택의 문제에서 자식이나 부모가 0순위가 되면 문제가 생기고 가정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재철 목사는 “성경은 자식의 의무에 대해서는 몇 번 말하지 않지만, 좋은 부모가 되라는 명령은 자주 나온다”며 “좋은 부모가 좋은 자식, 좋은 가정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남을 위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청지기 의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1세기 현대인들 다 고독하다. 부부 사이에서도 채워주지 못하는 고독이 있다”며 “이 고독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채워가면 은혜 속에서 개인의 삶이 회복되고 사회, 가정, 시대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령 교수는 “세상에서 늑대보다 강한 양을 만들자. 목자가 없어도 내 힘으로 강력한 늑대를 이기는 양이 되는 것이 기독교인이 험학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믿음으로는 살기가 참 힘들 때가 왔다”며 “공부도 많이 하고 기술도 쌓고, 혼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렀을 때 세속이라는 공간에서 가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철 목사는 “예수님은 너희는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로워야 한다고 말했다”며 “우리가 가진 지성, 권력 등 도구를 통해 예수의 길을 걸어야 한다.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도구 그 자체에 목적이 있었다면 믿은 후에는 우선순위를 바꿔야 소망과 새로운 내일이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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