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적 신앙의 열심과 에큐메니칼 관점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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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적 신앙의 열심과 에큐메니칼 관점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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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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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 교수<장신대 선교학>

선교신학의 차이에 따라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은 선교에 있어서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떤 항목은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지만 그렇다고 선교의 모든 면에서 차이를 갖는 것은 아니다. 또한 두 입장의 차이점은 항상 부정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한 면으로 치우쳐 나타나는 각 입장의 극단적인 선교이해를 상호 보완하는 긍정적인 기능도 갖는다.
그러므로 선교이해의 차이에 근거한 쟁점들은 각 입장의 주장이면서 동시에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입장을 기초하고 있는 신학적 차이에 따라 선교에 대한 이해가 공통적인 부분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첨예하게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 교회의 복음주의 선교이해는 세계복음주의 입장과 다른 면도 갖고 있다. 그것은 대부분 복음주의 입장을 표방하는 한국 교회의 선교이해가 신학적, 선교학적 성찰을 거쳐 세계복음주의 입장과 신학적으로 조율하지 않은 채 이전의 개념들에 천착하거나 한국 상황에서 연유한 독자적, 주관적 경험들에 더 많이 의존해 있기 때문이다.

복음주의를 표방하는 한국 교회의 선교실제는 이러한 세계복음주의 선교의 입장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것은 일관된 선교 신학적 뒷받침에 의해서가 아니라, 비신학적 요인들에 영향 받으며 수행되는 선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교회는 거의 복음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냉전시대의 유산인 에큐메니칼 운동(세계교회협의회)에 대한 부정적 이해와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의 배타적 대립구조를 넘어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한 화해와 상호보완의 관계 안에서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온전히 수행하는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각 입장의 차이와 독특성을 통해서 선교에서 놓치기 쉬운 점을 강조하게 될 뿐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선교의 포괄적 과제를 보다 풍부하게 수행하게 될 것이다.

신생교회로서 한국 교회의 놀라운 성장과 활발한 해외선교 활동은 복음적 신앙의 열심에서 비롯되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영생을 약속하는 구원의 확신과 성도의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복음전파의 지상명령에 순종하는 믿음의 열심은 복음주의 시낭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복음주의적 열정 배후에 있는 자기중심적 배타주의의 편협한 신앙의 역기능을 외면할 수 없다. 복음주의 신앙을 에큐메니칼 관점에서 조명하면 그 본래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복음주의 신앙의 개인주의와 교회중심주의에 치우친 편향성을 극복하고 그 의미의 구체성, 역사성, 세계사적 지평을 회복하여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변화시켜가도록 부름 받은 세계를 향한 선교적 책임을 수행하려는 것이다.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선교의 통합적 전망은 선교사역의 장을 교회중심으로부터 세계지평에로 확대, 갈등과 충돌 상황을 진지하게 수용하면서 세계평화에 기여한 선교활동, 전 피조세계의 올바른 질서와 생명의 회복을 지향하는 창조세계의 보전 선교활동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경험을 절대화하는 비대화적 경직성, 다른 입장을 정죄하는 배타적 극단주의, 교회 상황의 대중성을 무시하고 신학을 현학적으로 만들어가는 소수의 엘리트주의 등은 피해야 한다.
본 교단 선교사들의 역할은 교단의 신학적 성향으로 볼 때 선교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신학적 보수와 진보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신학적 넓이와 유연성은 현지의 진보적 토착교회와 보수적 신학의 선교사간에 중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예컨대, 필리핀과 남미에서 본 교단 선교사들은 합동교단 선교사들과 함께 사역하면서 현지 교단 소속 교회들과 보수 성향 선교사들 사이의 마찰과 긴장관계를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다. 여기에 본 교단이 복음주의적 신앙에 기초하면서 에큐메니칼 관점의 넓은 지평에서 선교적 의미를 확장하여 실천해야 할 고유한 사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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