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례전적인 삶으로 신앙의 정체성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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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례전적인 삶으로 신앙의 정체성을 찾자”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2.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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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을 보내는 그리스도인의 자세
▲ 예수 그리스도의 삶 속에서 ‘신앙의 정체성’을 찾는 사순절 기간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부활을 묵상하며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경건한 삶을 다짐하는 사순절이 오는 17일 성회수요일을 시작으로 부활주일 하루 전인 4월 3일까지 진행된다.


사순절에 대한 신학 및 목회의 강조점은 ‘예수 그리스도와 고난과 부활’에 있다. 때문에 사순절 기간에는 교회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부활에 대해 말씀을 전하며 성도들로 하여금 경건의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사순’(四旬)이란 40일을 뜻하는 말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40년 광야 생활, 모세의 40일간의 시내산 여정, 예수 그리스도의 40일 광야 생활 등 자기 근신과 금식, 영적 훈련의 기간으로 보내기도 한다.


그만큼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에 대한 말씀 선포 및 신앙 교육 등을 통해 삶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이번 사순절에는 한국 교회 갱신을 도모할 수 있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사회로부터의 모진 비판과 질타로 인해 교회는 사회 안에서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사순절은 교회의 정체성과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향성을 올바로 확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세례 받을 자들의 준비 기간

이를 위해 사순절에 대한 신학적 의미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하다. 초대 교회 당시에는 세례 지원자들을 위한 마지막 준비 단계로써 사순절이 지켜졌다고 한다. 이후 40시간, 한 주, 30일 간 등으로 지켜 내려오다가 주후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처음으로 40일로 정해진 것이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특히 초대교회는 사순절 기간에 부활절 때 세례를 받기 위해 훈련받고 있는 세례 후보자들에게 금식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금식은 모든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동일하게 요구되어졌다. 이후 4세기에 이르러 부활절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간에 걸쳐 성도들로 하여금 세례 받을 사람들과 함께 금식에 동참하는 것이 관습이 되었다.


이에 대해 장신대 주승중 교수는 “40일이라는 사순절 기간은 무엇보다도 먼저 성례전적인 삶 속에서 교회공동체의 자기 정체를 확실히 하는 기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며 “초대교회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세례를 맞이하기 위해 엄숙하고 거룩하게 자신을 준비하셨던 것처럼 동일하게 그리스도를 본받으려고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사순절의 가장 중요한 신학적인 의미는 세례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 경건과 회개, 다짐의 시간

사순절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신학적 의미는 ‘경건과 회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서 한국 교회는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반드시 체험해야 한다. 성도들은 금식과도 같은 경건과 금욕적인 생활을 통해 자신의 신앙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특별히 이러한 신앙의 정체성 확립은 회개로부터 시작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은 바로 자기 자신 때문이었음을 고백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고백 뒤에는 지난 모든 잘못된 삶들에 대한 정리와 함께 신앙적인 삶의 방향성을 올바르게 잡는 것이 필요하다.


즉, 사순절 기간을 영적 훈련의 기간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교회적으로 진행되는 ‘특별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셀이나 구역별로 모여 성경읽기 혹은 말씀 묵상 연구를 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 자신의 신앙적 경험과 은혜들을 나누며 교회 구성원들과의 신앙적 유대를 강화시킨다면 그리스도인의 신앙 정체성을 찾는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주님의 삶과 가르침에 대한 설교

사순절 기간에 진행되는 예배에 있어서의 설교 내용도 중요하다. 사순절 기간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중심으로 고난, 사랑, 회개, 기도, 경건, 화해, 금식 등과 같은 주제로 설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부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의 의미만을 부각시킨다면 성도들이 자기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점검만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승중 교수는 “한국 교회는 사순절의 근본적인 의미와 관련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설교를 해왔다”며 “세례를 통한 거듭남의 의미와 세례를 통한 그리스도와의 하나됨의 의미가 강조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즉, 이번 사순절 기간은 한국 교회 전체가 성례전적인 삶을 통해 올바른 신앙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앙의 정체성만 회복된다면 한국 교회는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사회 안에서 복음적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 갈 수 있다.


성령 세례 준비의 기간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묵상하고 실천하며, 생명과 소유를 붙잡는 것에서 놓아주는 것으로 참된 십자가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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