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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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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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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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목사<초동교회>


‘종말’은 비밀이다. 감추어져 있다. 그 날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 그리스도교는 종말의 때가 곧 이른다는 종말론이 있다. 그 날에 대하여 성경은 ‘묵시문학’의 상징 언어 속에 감추어 두었다.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그 날에 대하여 공포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그 날의 감추어진 상자를 열어 보고 싶고 자꾸만 알고 싶다.

그래서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그 날이 요즘은 구경꺼리가 되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20세기 말에 인기가 있더니, 요즘은 2012년이 종말의 해라는 마야문명의 예언이 영화화되어 종말이 구경거리로 등장하였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도 미래의 지구멸망이 주제이며, 투모로우는 빙하기로 인한 종말을 맞는 지구촌이 주제이다.

아마겟돈은 행성의 충돌로 맞이하는 지구 종말을 전제로 한 영화이다. 종말이 구경거리가 되어 영화관에 상영되면서 동시에 종말을 막아보려는 인류의 노력도 가히 감동적이다.

온 세계인의 눈이 덴마크의 코펜하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의 결정이 향후 지구촌에 올지 모르는 종말예방에 중요한 회의였기 때문이다. 코펜하겐 총회는 기후재앙을 막자는 것이 주제였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견줘 섭씨2도를 넘지 않도록 억제하기로 합의는 하였다.

그러나 이 결정이 탁상공론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어쩔 수 없이 체면치례로 요정도만이라도 합의하자고 하여 도출된 결론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줄어들고,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산의 만년설이 녹아 몇 년 후면 전설로만 남게 되었다.

최근에 북극곰의 개체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북극곰의 종말의 원인이 무엇인가 연구한 결과 지구의 온난화의 영향으로 바다얼음이 줄어들어 얼음과 얼음 사이가 멀어지게 되고, 체중이 무거운 북극곰이 수영하다가 지쳐서 익사하여 줄어든다고 ‘북극곰은 걷고 싶다’의 책은 말한다. 북극곰의 종말은 인류의 종말의 서곡에 불과하다. 인류는 스스로 종말을 만들어가며 하나님의 영역을 침노하려 한다.

코펜하겐 총회의 결정은 이산화탄소(CO2)의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데에는 일치된 의견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에 들어가면 난색을 표현한다. 말과 생각은 종말을 막아보자고 하지만 행동과 몸은 그렇지 않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의 출발점이 ‘소비’에 있는데, 소비를 줄이는 것은 경제를 위축시키는 일이며, 경제위축은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다. 어느 사이에 사람들은 편함에 길들여져 있어서 불편함을 견딜 수 없게 되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려면 자동차문화를 포기해야 한다. 어느 누가 자가용에 길들여진 생활 패턴을 바꾸려고 할까? 지구의 온난화를 막는 작은 노력으로 고기를 덜 먹어야 한다.

소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 숲이 사라지는데 이 때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소의 방귀인 메탄가스(CH4)도 지구온난화에 큰 몫을 한다. 그렇다고 누가 맛있는 쇠고기 먹기를 포기할 수 있을까? 광우병 소동이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가고, MBC의 PD가 3년형 구형되었어도 쇠고기 먹기를 포기할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회의는 소란했지만 지구의 종말은 막을 길이 없다는 데로 귀결된다. 어찌하면 좋을까?

2009년 소의 해를 송년(送年)하면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하여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철학자의 혜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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