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파주의 극복 첫 시도" VS "안수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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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파주의 극복 첫 시도" VS "안수 남발"
  • 승인 2002.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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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아시아연합신학대학 등 초교파 신학대학원 졸업생 13명에게 목사안수가 베풀어졌다.
목사안수를 베푼 곳은 ‘한국기독교대학교 신학대학원협의회’(회장:서용원 교수)로 강남대학교, 경성대학교, 서울기독대학교,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전주대학교, 평택대학교, 호서대학교 등 8개 기독교 대학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달 21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의식이 진행됐다.
협의회가 목사안수를 실시한 이유는 ‘기독교대학의 신학대학원에서 배출되는 졸업생들에게 정상적인 목회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협의회 측의 입장.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도 목사안수를 받을 수 없었던 신학생들과 8개 학교가 아니더라도 협의회가 인정하는 학력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목사안수를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초교파 신학대학원에서 목사를 배출하는 만큼 한국교회 초교파운동을 주도해 한국 교회의 일치운동 참여와 한국 교회에 만연돼 있는 고질적인 교파의식을 극복하고 유능한 회원교 졸업생을 발굴해 이 운동에 적극 동참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협의회가 목사안수를 주기 위한 일정은 지난 2000년 12월9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협의회는 김은수 교수(전주대), 서용원 교수(호서대), 인명준 교수(평택대), 이숙종 교수(강남대), 최종호 교수(경성대) 등 5인으로 ‘안수위원회’를 구성하고, ‘각 대학원 졸업자’와 ‘외국에서 정식으로 신학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접수받아 “1년여 동안 목사고시와 연수 및 수 차례의 면접을 통해 후보자를 선별했다”고 밝혔다.
협의회가 밝힌 바에 의하면 목사후보생들은 성경(신·구약)시험, 논문심사 및 면담, 설교실습, 심리검사 등을 실시했으며, 안수 후보자는 현재 목회현장에서 사역하는 자로 제한한다. 이들이 말하는 목회현장은 이미 개척한 교회와 목회·교육 등의 영역이 포함된다. 즉, 단독목회나 협동 사역은 물론 기관목회까지 인정된다.

그리고 이들은 여기서 목사안수를 받은 목회자가 타교단으로 가기를 원한 경우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고 말한다. 또한 사역지가 없이 협의회에서 먼저 목사안수를 받고 사역을 찾게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교계는 우려의 심정을 표하기도 한다. 몇 년 전 몇몇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일부 선교단체 출신과 이와 관련된 목회자들이 한 데 뭉쳐 교단을 형성한 것을 떠올리기 때문인데, 이때 문제로 지적된 것이 ‘기준에 부합되지 못하는 부적격 목사 배출과 목사안수 남발’이었다.
교계 한 관계자는 “목사안수를 주는 문제에 대해서는 교단에 따라 그리고 특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에 뭐라고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교계에서의 논의과정을 생략했다는 데 대한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현재 목사안수를 받은 사람들이 모두 현직에 재직하고 있는 인물이라 할지라도 앞으로 목사안수가 계속해서 진행될 경우 무분별한 목회자 양성과 수급 불균형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일조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들이 소속하고 있는 교단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하는 만큼 교단과의 관계성도 고려해야 하고, 목사 안수 남발 가능성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종은차장(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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