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월의 흐름 되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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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월의 흐름 되돌리기
  • 승인 2008.12.2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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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펴지고 올 한 해도 손으로 꼽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이맘때가 되면 늘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세월이 너무나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올 초 한 해 소망을 계획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라니… 어렸을 때 느끼는 시간과 지금의 시간이 객관적으로 동일하건만 왜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인지, 이 문제는 비단 저만 느끼는 감정이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흔히 세월의 흐림이 나이에 비례해서 빨리 흐른다고 한다. 40대는 40킬로로 달리다가 50대가 되면 50킬로로, 60대는 60킬로로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이유로는 어린시절의 두뇌는 스펀지와 같아 더 많은 정보들을 기억할 수 있어 망각의 영향을 덜 받는 반면 어른이 되면서 반복되는 기억은 오래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린이에게 1년은 꽉 찬 느낌이지만 70세 노인에게는 살아온 여정의 1% 남짓일 뿐이다. 그만큼 1년의 존재가 가벼워 스쳐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선한 체험은 시간을 늦추고 거기에 익숙해지는 것은 시간을 재촉한다.강렬한 체험으로 가득한 유년·청년기를 지나 매사가 무덤덤해지는 중년·노년기가 되면 시간이 오래 머물지 않는다. 기억할만한 일들이 쌓이지 않기 때문이다.

토마스 만은 마의 산에서 “끊임없이 습관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생명을 유지하고 우리의 시간 감각을 새롭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많은 심리학자들도 중년·노년기에 색다른 경험을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시간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느끼게 하는 데 별다른 노력이 필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말씀을 접할 때마다 항상 새롭다는 느낌이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말씀은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항상 새롭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말씀의 깊이에 이르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을 접할 때면 항상 겸손해진다. 주위에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일 먼저 전도해서 말씀으로 시간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돌려주도록 하자.다시 태어난 삶을 사는 그 순간부터 시간의 흐름이 참으로 가치 있고 밀도가 많아 매우 느리게 흐른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삶의 매 순간 순간이 의미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들은 가버린 시절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고 더 멋진 풍요로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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