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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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
  • 승인 2008.09.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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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공원을 산책하다 어디에선가 하모니카 부는 소리가 들려 돌아다보았다.

나이 드신 할아버지께서 자전거를 타신 후 벤치에 앉아 휴식을 하시면서 한가로이 하모니카를 부르고 계셨다.

그 선율이 너무나 친근하게 들려 한동안 갈 길을 멈추고 쳐다보았다. 하루하루를 마치 전쟁을 치르듯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삶의 여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인들은 시간에 대해 일종의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속도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너나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그러나 정작 하루를 돌이켜보면 무엇 때문에 정신없이 분주했는지 그 까닭을 모를 때가 있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했었다면 오히려  알차게 보낼 수 있었을 기회가 많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쁨증으로 허덕이고 있다.

며칠 전 어느 방송사에서 태평양 남부의 한 섬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방영한 바 있다. 유럽 대도시의 삶이 자신과 맞지 않아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그 섬에 정착해 평소 꿈꾸던 자연과 친밀하게 살아가는 삶을 택한 사람, 초록빛 바다가 좋아 자신의 조국을 떠나 이역만리 섬나라에서 홀로 살아가면서 바다를 벗 삼아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동양의 한 여인을 비롯해 현대인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과는 다르게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보여주었다.

그들이 추구하는 삶은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기보다는 몸으로 헤쳐 나가는 느림의 삶이었고,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단순한 삶이었으며, 생계유지를 위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홀로 보내는 고독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어느 누구보다 사랑하고 또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자연과의 어울림을 통해, 느림의 미학과 남을 의식하지 않는 진실 된 삶을 알았으며 이것이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가도록 지음 받았는지도 모른다.

창세기에서 말씀하고 있는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는 의미는 인간을 위해 자연을 마구잡이로 훼손해도 좋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자연 친화적인  삶을 영위하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생각된다.


사람에 따라 차를 좋아하는 이유가 각자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 차를 우리기 위해 따르는 물소리에 취해 차를 좋아하게 되었다.

쪼르륵 소리를 내며 잔에 채워지는 청량한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상쾌해지고 마음속에 가라앉아 있던 찌끼들이 물과 함께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다.


차를 마시는 동안이나마 자연과 함께 하는 듯한 편안함이 밀려온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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