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부진아에 관심갖고 상담기술·전략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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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부진아에 관심갖고 상담기술·전략 개선해야”
  • 정재용
  • 승인 2009.07.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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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양극화 어떻게 해소할까?
▲ 이날 참가자들은 교사의 관심과 노력이 공교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필수요소임을 강조했다.

교육계 초점, 여전히 영재교육에 맞춰있어

학교·지자체·교육청 복지 네트워크 구축 시급


기독교대안학교, 교회공부방 등 교육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양극화의 문제점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상임대표:임성빈교수)이 지난 2일 ‘교육양극화와 아동방임에 대한 현실과 대안’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성천 부소장은 “경제자본과 문화자본의 양극화가 교육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멘토-멘티 활동, 가정방문, 학교 내 사회복지사 확충 등 양극화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부소장의 우려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해 학습부진아를 위한 예산에는 7억9천556만원을 책정한 반면 영재교육을 위한 예산은 94억6천990만원을 편성해 12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또 인천의 A초등학교의 경우 학습부진아를 위한 예산이 6백만원 정도이지만 영재교육을 위한 예산은 6천7백만원이었으며, 강사비도 부진아 지도는 12,500원~15,000원인데 비해 영재교육 지도는 7만원으로 교육청과 학교들이 학습부진 문제를 얼마나 소홀히 여기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 학생특성 파악이 우선

이러한 교육현실은 이제 더 이상 정부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교육현장에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습부진아들의 학습 괘도를 정상 괘도에 안착시켜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어느 학교나 학습부진의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들이 있지만 대부분 오랫동안 누적된 기초부족으로 학교수업 적응을 포기해버린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은 학습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수업에서 상당한 소외감을 느끼게 되며, 그런 학생들끼리 상호작용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탈행위를 저지르는 상황까지 이르기도 한다.

이와 관련 김성천 부소장은 “지금까지 학습부진의 책임을 개인 내지는 가정에 돌렸던 경향이 있었다”며 “실제 대부분의 학업성취도에 관한 연구에서는 학생의 가정적 배경이 학교요인에 비해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학습부진아에 대한 대책 강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교가 교사들이 ‘학습부진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업방법’, ‘교육과정 구성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수업방법’,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교육과정’ 등을 개선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소장은 “학급당 학생 수가 적지 않아 도움을 주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이러한 학생들일수록 세심한 배려와 도움이 요구된다”며 “교사들이 학생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 멘토·멘티 활동 확대

적절한 외부자원의 활용도 교육양극화 해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첫 번째 대안으로 학습과 생활지도를 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경험하는 학생과 주변사람들과 멘토-멘티 활동이 제안됐다.

가깝게는 출신학교 선후배, 자원봉사자, 학부형, 인근지역 대학생 등이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예비 사범대학생이나 교대생의 경우 현장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있고, 일부 대학에서는 사회봉사활동을 강조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학교의 의지만 있다면 멘토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도시가 아닌 지역의 경우도 방학을 활용해 농활 등을 응용한 형태의 학습 및 상담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처럼 멘토-멘티의 활성화는 적절한 상대를 잘 활용해 학생들 개개인의 만남에 대한 욕구, 소통에 대한 욕구, 학습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김 부소장은 “멘토-멘티의 활성화를 위해 ‘대학생 자원봉사의 적극적 활용과 지원’, ‘임용고사시 가산점부여’, ‘기업 채용시 가산점 부여’ 등이 논의돼 외부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멘토 활동이 쉽지만은 않을 것. 결과가 좋지 못하면 봉사자들이 좌절하며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에 대비해 대학생 자원봉사자 간 정보공유, 전문성 향상, 학습 및 수업기법, 상담기법 등의 체계적인 교육도 앞으로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 적극적인 가정방문 시도

촌지 등 학부모의 접대 부담을 이유로 폐지됐던 가정방문의 적극적인 활용도 요구되고 있다.

교사가 학생을 잘 모르면 형식적, 피상적 교육을 할 수밖에 없고 결국 교사가 학생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교사와 학생 간에 충분한 인격적 만남의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 교사가 학생기록부 등 행정문서만으로 학생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필요를 느낀 교사들에 의한 가정방문이 시도될 필요가 있다는 것.

가정 방문을 통해 담임교사는 학생의 특성을 알고 이해하게 되고 무엇보다 학교로 찾아오기 힘든 학부모를 가정에서 만나게 됨으로 인해 부모와 교사 간 연대의식도 높아질 수 있다.

단지 담임선생과 학생의 만남이 행정적인 관계로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깊이 있는 만남으로 전환되고, 복지적 관점에서 담임교사가 학생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 전략적 학습지도 필요

이와 함께 학생 개개인에 대한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김성천 부소장은 “학생 개개인이 학습에서 어떤 강점과 약점을 보이고 있고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교사들이 먼저 학습할 필요가 있다”며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법이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학습 전략을 써야하는가를 충분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한 전략이 있을 때 학생들에게 맹목적으로 공부를 강조하거나 비효율적으로 공부하는 학생의 수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교사들이 먼저 학습에 관한 교재와 프로그램, 인지학습론 등에 관해서 연구하고, 경험과 사례를 나누며 그들의 처방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에 대한 경험사례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학기에 비해 2학기 성적이 갑자기 떨어진 학생이라든지 올라간 학생들이 있을 때 어떻게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교사들이 심층적으로 분석해서 축적된 경험 체계에 의한 전략적 학습지도가 이뤄진다면 학생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교사들도 학습 지도, 상담, 진로계발 등에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 학교복지 네트워크 구축

소외 학생들을 돕는 것은 학교 차원의 노력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어렵다. 지자체, 시민단체, 복지단체, 상담단체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천 부소장은 “교사들이 수업과 학급운영, 기타 행정업무를 하면서 상담까지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며 “학교 사회복지사를 지자체의 도움을 통해서 적용한 학교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체계적인 복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전했다.

하지만 이런 복지 네트워크는 지자체와 교육청, 학교의 협조와 의지, 예산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기에 각 단체들과 관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관심과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다.

한편, 이날 세미나 공동주최자이자 전 부스러기사랑나눔 대표 강명순의원은 “절대빈곤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조무래기들의 마음을 가지고, 조무래기들의 꿈을 위해, 조무래기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자”며 “학교 공간에서 힘겨워하는 아이들이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의 씨앗학교(www.hopeseed.or.kr)를 통해 포근함과 위로와 안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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