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운하건설, 환경재앙 불러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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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운하건설, 환경재앙 불러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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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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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운융성의 길’이라면서 대통령의 핵심 공약사업으로 내건 ‘한반도 대운하’를 기어이 임기 안에 완공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굽히지 않고 있다.

경부운하는 서울과 부산 간에 수심 6m 이상, 너비 100m 이상 총 540여 km 되는 수로를 만들어 2,500톤 - 5,000톤 급 바지선이 운행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500톤 바지선의 경우 폭이 10m, 높이 15m, 길이 120-130m, 정도의 크기인데 컨테이너를 200개가량 실을 수 있는 규모이다. 수심을 만들기 위해서 약 15m 높이의 보를 16개 정도, 갑문을 19개 설치하겠다고 한다.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조령산에 높이 약 20m, 너비 약 22-23m, 길이 약 26 km의 터널을 2개 뚫어 왕복 교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사비는 14조원, 공사기간은 4년으로 잡고 있다. 공사비는 골재를 팔아서 8조원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민자를 유치하여 건설하겠다고 한다. 경부운하는 경부 물동량의 80%를 소화하여 B/C 분석이 2.3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즉, 100원을 투자하면 230원 이상의 경제적인 이득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오염된 하천바닥을 준설하고 수량을 늘리고 배가 다니면서 산소공급을 늘여 수질을 개선하고, 수로를 넓혀 홍수를 막아주며, 물을 저장하여 가뭄도 막아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업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사업으로 전혀 이런 경제적이나 환경적인 효과를 가져 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큰 재앙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강이라는 것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흘러야 물살이 빠른 데와 느린 데, 침식이 되는 곳이 있고 퇴적이 되는 곳이 있고, 그에 따라 수심이 깊은 웅덩이와 얕은 여울이 생긴다. 이런 물길을 흐르는 가운데 에너지가 분산되어 홍수의 파괴력을 줄인다. 그리고 유속의 차이에 따라 돌과 모래와 자갈과 미세한 입자의 펄이 깔린 곳과 수초가 자라는 곳이 생겨난다. 그에 따라 벌레에서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중 생물들이 제각기 먹이를 찾고 산란할 장소를 찾고 물을 맑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창조질서이다. 이런 창조질서를 파괴하여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깊은 웅덩이로 만들어 물이 흐르지도 못하게 채워 놓으면 결국 재앙을 초래하여 많은 수중생물들은 죽고 물은 썩고 홍수 범람을 일으켜 사람도 죽는다.

경부운하의 B/C 분석이 2가 넘고 경부간 화물의 80%를 담당할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서울~부산 간의 그 넓은 바닷길도 실제 운항해 본 회사가 정부의 보조를 받고도 수지가 맞지 않아서 문을 닫았는데 수많은 댐을 만들고 다리를 허물고 산에 터널을 뚫어야 하는 운하가 무슨 경제성이 있겠는가? 서울에서 나가는 화물은 87%가 인천과 경기도로 가는 화물이고 부산에서 나가는 화물도 82%가 경상남도로 나가는 화물이다. 운하가 발달한 유럽에서도 운하가 담당하는 화물은 3.4%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화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배에 실을 화물은 주로 석탄이나 철광석이나 시멘트나 철근같이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것들인데 그런 화물이 경부 간에는 거의 없다.

국토는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다. 대통령이 되었다고 국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아니하고 국토를 마음대로 손질해서는 안 된다. 한강과 낙동강의 모래도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다. 국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아니하고 강의 모래를 다 팔아서도 안 된다. 모름지기 대통령은 하나님이 주신 국토를 창조질서에 따라 자손대대로 그 은혜를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하게 잘 가꾸고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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