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나라의 크리스마스 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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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 나라의 크리스마스 풍속
  • 윤효중
  • 승인 2007.1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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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야자나무 성탄장식 후 가족과 공동식사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지구촌의 많은 나라들은 그 나름대로의 풍속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풍속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표현된다. 진정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가 하면 다른 종교와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도 있다. 또한 크리스마스가 무엇을 기념하며 의미하는지 조차 모르기도 한다. 즉, 우리들만의 축제로, 자신을 위한 축제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또한 소박한 선물을 나누는 정겨운 풍습은 어느 새인가 상업주의에 의해 변질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인도네시아와 터키 등 이슬람권에서도 성탄을 축하하는 문화가 조심스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각국의 성탄 표정을 정리하고 화려한 축제들을 소개한다.

# 야자수에 성탄 장식하는 콩고

콩고는 아프리카 중서부에 위치해 있으며 매우 광대한 열대우림으로 습한 열대기후를 가지고 있지만 크리스마스 축제는 그들 또한 즐기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트리로 쓸 만한 전나무는 전혀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콩고 사람들은 어린 바나나 나무나 야자나무로 대신한다. 크리스마스에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헌금을 하는 일이다.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에 교회로 모여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 예배를 드린다. 예배가 끝나면 사람들은 식탁을 집 밖으로 가져 나와 친한 친구나 이웃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이 아닌 그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이다.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는 러시아정교회의 크리스마스는 전통행사들을 서구보다 13일 늦게 맞고 있다. 1월 6일 특별 기도를 드리고 교인들은 때에 따라서 금식을 하는데 길게는 39일간 하기도 한다. 바부슈카(Babushka)는 러시아어로 ‘할머니’를 의미하는데 러시아 전통이야기에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인물로 등장한다. 전래되는 속설에 의하면 바부슈카는 동방박사 세 사람의 아기 예수를 보러가자는 제안을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 이슬람국가의 크리스마스 축제

인도네시아는 국민의 인구 중 절대 다수가 무슬림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소박하게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기독교 인구가 집중된 술라와시(Sulawesi) 북부 지역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곳의 크리스마스는 10월에 시작된다. 사람들은 미리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하며 흩어져 있던 가족들과 함께 모인다. 그리고 이 크리스마스는 신년까지 이어져 1월 3일날 끝나는데 이것을 ‘피구루 축제(Pigura Carnival)’라고 한다. 신년 축하를 마친다는 의미이다.

또한 국민의 98% 이상이 무슬림인 터키에서의 크리스마스는 그야말로 소수 기독교인들의 종교 행사일 뿐이다. 하지만 그 분위기마저 자유롭게 즐길 수 없기 때문에 명목만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약 10년 전부터 세계화의 분위기를 타고 일반인들에게도 크리스마스가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종교 여부를 떠나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시작하고 좀처럼 구경하기 힘들던 참나무 크리스마스트리도 신년맞이 장식을 겸해서 등장해 과격 무슬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 상품으로 취급당하는 일본 성탄

멕시코의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을 초점으로 하면서도 요셉과 마리아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나사렛에서 베들레헴까지 이동해 오는 과정을 ‘라스 포사다스’라고 하는데 여기서 ‘포사다(Posada)’는 스페인어로 ‘안식처’를 의미한다. 베들레헴으로의 여정을 기념하는 것으로 사람들은 날이 어두워지면 ‘라스 포사다스’를 시작한다. 아이들은 천사 복장을 하고 행렬에 참가하며 아이 두 명이 소나무 가지와 작은 촛불을 들고 그 뒤를 따른다. 또한 이곳 사람들은 다른 집을 방문해서 “빈 방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을 하고 “다른 곳으로 가보시오”라는 대답을 그 집의 주인이 하는 등 요셉과 마리아의 베들레헴 순례를 재현해 본다.

일본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범신론을 믿고 있으며 기독교인은 1%미만의 수준이다. 일본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종교적인 행사가 아니며 국가 공휴일도 아니다. 다만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대단히 화려하게 성탄절을 준비하며 즐긴다.

일본의 기업가들은 하나의 상품으로 성탄절을 취급한다.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상술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서구 기독교 국가로 각종 상품을 수출해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다. 또한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흥청거리며 놀 수 있는 날’쯤으로 성탄절을 인식한다.

최근 기독교 전통이 오래된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윈터발’ 축제로 바꾸며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성탄의 주인은 예수님이다. 하지만 상업주의가 예수님의 자리에 산타와 선물만 앉혀놓은 상황에서 크리스천들이 기독교의 본질을 찾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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