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과 신뢰 완성될 때 기윤실 운동도 끝난다
상태바
정직과 신뢰 완성될 때 기윤실 운동도 끝난다
  • 정재용
  • 승인 2007.11.14 1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립 20주년 앞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장규 공동대표

 

“우리가 할 일이 없어지기만을, 우리 단체가 빨리 없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묵묵히 작은 실천에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의 이장규공동대표(서울대학교 교수)가 20주년을 맞으며 전하는 소감이다. 스스로를 ‘자살지향적인 단체’라고 소개하는 이교수는 “기윤실이 빨리 없어져야 하는데...”라며 지난날 외쳤던 작은 목소리들을 회상했다.
 
“20년 전, 어두웠던 시기에 도덕재무장운동을 하자는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전경련도 우리보다 1년 뒤에나 생겼으니까요” 기윤실은 1987년 서울대학교 교수기도회를 함께했던 40여명이 발기인이 되어 기독교의 바른 윤리의식을 찾기 위해 발족됐다.
 
초창기에는 대사회적 정화운동에도 역점을 두고 활동했었다. “당시 음란한 내용을 담는 스포츠신문의 개선을 외쳤었어요. 언론과의 대립은 상상도 못할 시기였는데 우리는 신문사를 고발하고 불매운동을 벌이며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들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었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기윤실의 활동은 거침없었다. 음란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음란물대책협의체’와 바른 선거문화를 위한 ‘공정선거문화협의체’ 등을 구성해서 도덕성의 재무장을 외쳤었다.
 
이후에는 기독교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운동들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서울대학교 캠퍼스를 달리는 이교수의 조그만 경차는 이런 실천운동에 앞장서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인들만 경차를 타고 다녀도 얼마나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을까요?”라며 소박한 동참을 기대하는 이교수는 한편으로는 “작은 차를 타고 다니면 우리나라에서는 무시당하기 쉽다”며 사회적 편견이 만든 아쉬운 마음도 함께 전했다. 또한 도덕성이 묵살당하는 현실에 대해 “교통체증으로 막혀있는 사거리에서 앞차를 따라 진입하지 않으면 뒤에서 빵빵거리며 욕도 많이 합니다. ‘혼자 법 잘 지키려는 넌 뭐가 그리 잘났냐?’는 식의 비난들이죠”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달랬다.
 
이교수는 도덕성 상실은 교회에도 이미 팽배해있음을 지적했다. “한국교회에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없어 설교와 악보를 무단으로 복제하며, 교회의 불법소프트웨어 사용은 이미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며 사회와 약속을 어기는 모순된 행위들을 꼬집었다.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돈이 없다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것이 목회자의 올바른 모습”이라며 “‘다른 교회들 다 쓰는데 뭐 어때?’라는 아닐 한 생각은 교회를 점점 위험에 빠트린다”고 경고했다. 또한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에 편승한 교회는 물질중심의 외형성장을 꾀하는 이기집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부흥을 외치며 성장에 자화자찬하고 있는 교회를 향해 따끔한 충고를 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진정 잘사는 사회인가를 돌아보고, 교회의 권력과 재정은 정당하고 투명한가? 이기적이고 부패되지 않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자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교회의 대사회적 영향력 감소가 교회로 기인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또한 “부패지수가 일본만큼만 낮아져도 GNP를 25,000달러까지 올릴 수 있다”며 “교회의 앞서나가는 실천이 국가적인 성장도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교수는 “남몰래 돕고 있는 자원활동가와 헌신적인 간사들, 그리고 임원들이 하나가 되어 자발적으로 참여해왔다”며 한결같았던 지난 세월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또한 “남들이 알아주지 않지만 묵묵히 20년을 걸어온 것에 긍지를 느낀다”며 “20주년을 기점으로는 기독교의 정직성과 신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기윤실의 한결같은 모습을 약속했다.
 
한편, 기윤실은 교회신뢰회복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한국교회신뢰지표’를 개발하고 ‘교회저작권 가이드’와 ‘정직한 성도, 신뢰받는 교회만들기 30일 묵상’ 등을 제작해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인 정직ㆍ신뢰성 회복의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