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교계, 정치 개입 '과열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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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교계, 정치 개입 '과열 양상'
  • 이현주
  • 승인 2007.08.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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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보수권 이명박후보 중심으로 집결 예상...공약에 대한 공정한 비판 나서야



대통령선거를 4개월 앞두고 기독교계도 특정 후보 지지와 정치개입에 나서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을 앞두고 한국기독교개혁운동과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하며 특정후보에게 다가선 후 박근혜 후보 지지와 특정후보 금품수수설, 기독교계 인사의 대선출마설 등이 꾸준히 나돌고 있었다.


진보권 기독교계가 아직까지 정당과 지지후보를 확정하지 못해 조용히 관망하고 있는 가운데 경선을 앞두고 예비주자를 지지하는 과정에서 보수권 교계는 심각한 갈등을 드러냈다.


건전한 중도우파를 선언하며 김진홍목사를 중심으로 창립했던 뉴라이트는 경선을 사흘 앞둔 지난 16일 이명박후보와 박근혜후보의 대리전을 연상케 하는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청년연합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김진홍목사가 이명박후보를 공공연히 지지하며 캠프에서 2억8천만 원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이에 대해 뉴라이트측은 “박근혜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위사실”이라며 대응을 일축했다.

교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시비에 김진홍목사가 연루된 것을 두고 “당초 뉴라이트의 출범 취지가 순수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수권 교계의 대립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 새문안교회 이수영목사를 고문으로 하는 한국기독교개혁운동이 이명박후보 지지를 표명했으며 이어 8월에는 군소교단 목회자를 중심으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선후보로 나서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지난 16일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정근모 명지대총장은 “초일류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며 “편법과 불법이 만연한 정치권에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양심적인 국가지도자가 나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대선출정식을 방불케 했지만 정총장의 직접적인 출마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경선결과에 따라 출마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는 주위의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19일 한나라당 경선이 치러진 후 이명박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대선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보수권 교계 역시 표심을 가다듬기 위해 ‘헤쳐모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근모총장도 같은 기독교인이자 장로인 이명박후보가 경선에서 당선됨에 따라 일단 대선출마를 재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수정당의 집권에 반대하는 진보권 기독교계는 마땅히 떠오르는 후보가 없어 고심하는 상황이다. 일단 대통합신당을 중심으로 어떤 후보를 추려낼 지 관망하는 가운데 이명박후보의 도덕성 검증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기독교계의 정치개입과 대선열기 과열에 대해 숭실대 철학과 김선욱교수는 “개인적인 차원이라고 해도 목회자들의 정치개입은 적절치 않다. 정치인의 할 일과 목회자의 할 일을 혼돈하면서 정치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또 “설교시간에 정치, 사회적인 문제를 이야기 하고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것은 기독교계가 해야 할 일이지만 특정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며 목회자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

각 정당의 후보가 확정되면서 기독교계가 대선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선욱교수는 “후보자의 공약을 철저히 검증하고 반기독교적이고 반 생명적인 정책을 펼치는 후보에 대해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성도들에게 투표 참여를 권고하는 교회다운 정치참여를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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