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지구 온난화' 교회도 공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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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지구 온난화' 교회도 공범이다
  • 이현주
  • 승인 2007.02.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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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와 지구 온난화 시대, 교회는 무얼하고 있나

 

IPCC, 지구 기온 6°C 오르면 해수면 상승, 사막화 지적

무분별한 교회건축, 원거리 성도 차량운행도 환경파괴 원인

한국교회 범 교단적 환경 네트웍 구성으로 대책마련해야


 

유엔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지난 2일 지구온난화 문제를 분석한 ‘기후변화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 지구 기온이 1.8~4.0°C상승될 가능성이 있으며 심각할 경우, 6°C 이상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의 상승은 해수면의 높이를 50cm 이상 높이고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 없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발고도가 낮은 나라는 침수의 위험이 있고 온난화로 인해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과 같은 기상재해도 빈번할 것이라는 기후변화위원회의 보고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대로라면 지구의 미래는 없다. 현재 진행되는 경제발전도 교회성장도 무의미하다.


지구환경이 이처럼 파괴시킨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 즉 이산화탄소의 배출이다. 유엔환경계획은 온실가스의 배출을 막기 위해 국가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해줄 것을 각국에 요청했지만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거대국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까지 교토의정서 상의 감축 의무가 면제되어 있다는 이유로 친환경적인 기업환경을 만드는데 무관심한 실정이다.


교회도 공범이다


기후변화가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가 오염되고 수질이 오염됐다. 습지와 밀림이 파괴되고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땅에 묻어도 100년을 살아남는 쓰레기들이 천지에 널려있다. 생산과 소비만을 지향하는 경제발전이 낳은 후유증이라고 환경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경제발전과 환경파괴는 같이 돌아가는 수레바퀴와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럽 및 서구의 기업들이 친환경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긴장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교회는 환경문제에 항상 눈을 감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교회는 이같은 환경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양재성사무총장은 “교회도 공범”이라고 단언한다.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파괴되는 것을 그대로 방관한 죄,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청지기의 사명을 내던진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것. 생명의 터전이 자연인데 이것이 파괴되어도 살 수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사회와 기업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교회는 미온적이다. 경제발전을 못하면 당장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나 국가처럼 교회 역시 성장을 멈추면 안 된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양목사는 “하나님을 중심에 두어야할 교회가 인간중심으로 세워지면서 환경파괴에 일조했다”며 “한국사회에서 환경운동을 처음 시작한 곳이 교회지만 오늘날 교회는 환경에 간여할 경우 교회성장에 저해가 된다는 이기적인 발상을 가지고 있다”고 안타까운 현실을 우려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교회의 환경파괴를 들여다보면 이렇다.

교회가 추구하는 대형화는 건물을 크게 짓고 새로 짓게 만든다. 멀쩡한 교회를 헐어버리고 새 건물을 세우는 어이없는 사례도 빈번하다. 예배당의 노후로 다시 짓는 교회보다, 성도를 더 많이 채우기 위해 밖으로 보이는 교회의 권위와 위엄을 위해 다시 건축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커진 교회에는 원거리 교인들의 출석율도 높아진다. 그들의 대부분이 주일에도 차량을 운행하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시킨다.

또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예배당을 짓고 난 후에 교육관을 짓는 형식으로 건물을 세우기에 급급해 작은 자투리 공간도 허용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회의 녹지공간이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매주 성도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에도 환경에 대한 배려가 없다. 음식물쓰레기 배출에 교회도 한 몫하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다.


교회의 녹색화 시급하다


1999년 유엔환경계획은 ‘지구환경 2000’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구환경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진공업국들이 자원소비를 90%감소시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성장중심의 경제논리가 생존중심으로 바뀔 날도 멀지 않았다. 이것은 곧 교회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성장중심의 교회구조를 생태중심의 교회로 바꿔야만 미래가 있다.


독일 부퍼탈연구소는 ‘북(北)의 녹색화’라는 책을 통해 독일의 에너지소비정책의 변화를 제시했다. 책에 따르면 2050년까지 독일전체의 에너지 소비를 50% 줄이고 석유나 석탄같은 화석연료도 같은 해까지 8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원자력의 경우 2010년까지 100%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토협약 가입을 거부하는 미국도 기업과 민간인들을 중심으로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패션잡지 ‘엘르’가 재생종이에 친환경기사를 실은 엘르 녹색판을 선보이고 가전기업 제네랄 일렉트릭(GE)은 ‘환경의식을 지닌 사업가’를 찾고 있다.


자연의 위기에 사회와 기업이 먼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미국 내 영향력있는 보수 기독교지도자연맹 소속 ‘개신교 기후단체’는 수십년간 무관심을 뒤로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싸우기로 결의하면서 이 같은 성명을 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신속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진지하고도 분명하게 풀어야 하는 우리의 문제임을 생각하게 된다.”


지구는 신속한 행동을 요구한다


한국교회도 환경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지구 기후변화보고서가 발표됐지만 교회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한국교회는 환경문제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했고 성장논리에 밀려 범 교단 차원의 대책기구도 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교회의 환경보존을 강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올해의 주제를 ‘지구 온난화 억제운동’으로 잡았다는 점이다.

양재성 사무총장은 “이산화탄소 저감운동에 이제 교회도 동참해야 한다”며 “차없는 주일 선포와 교회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 설치 등을 촉구하며 교회와 성도가 함께 참여하는 환경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환경선교를 위해서는 명목상 설치되어 있는 각 교단 내 환경위원회들이 교단 산하 교회들을 통제할 수 있는 명확한 환경 규칙과 조항을 만들고 목회자와 성도들을 대상으로 환경에 대한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환경운동가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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