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농촌교회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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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농촌교회 타격 불가피"
  • 이현주
  • 승인 2006.07.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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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 지난 11일 URM정책협에서 FTA가 교회에 미치는 영향 논의


 

한-미 FTA가 교회에는 독인가, 약인가?

한-미 FTA 2차 협상이 마지막 회의를 남겨 두고 중단된 가운데 아직 교계에서는 FTA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들이 지지입장을 밝혔고 지난 13일 기독교사회연대회의가 반대입장을 밝힌 것을 제외하곤 교단에서는 이렇다할 논평조차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도 지난 1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한-미FTA와 도시농어촌선교’를 주제로 마련한 URM정책협의회도 일단 FTA가 어떤 것인지를 논의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 한신대 이해영교수는 “한미 FTA를 통해 한국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고용을 촉진해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정부는 주장하지만 상식적으로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교수는 FTA를 반대한다고 ‘쇄국’과 동일시하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며 무조건적인 개방이 아닌 전략적 개방, 국민의 동의에 기반한 FTA의 출발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영교수의 설명처럼 FTA는 정치-경제적인 이슈다. 그러나 한국교회도 FTA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이날 정책협의회의 논지였다.

한살림교회 정혁현목사는 “아직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교회에 미칠 영향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교회가 정치경제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미 IMF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고 조심스러운 시각을 드러냈다.


문제는 가톨릭처럼 색깔이 짙은 종교에는 영향이 미약하지만 기독교처럼 도덕적 지표가 낮게 책정되어 있는 경우, 지난 10년간 교인수가 감소한 통계에 비추어 FTA이후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란 법은 없다고 예측했다.

이와 같이 FTA가 한국사회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농촌과 농촌교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미FTA 체결은 한국농업의 즉각적 붕괴를 의미한다고 주장한 들녘교회 이세우목사는 "쌀까지 개방할 경우 피해액은 8조 3천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중국산보다 훨씬 값싼 미국산 농산물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세우목사는 “현재 한국교회 절반 이상이 농촌교회며 대부분 미자립교회로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며 “평균연령 60세 이상인 농촌에서 FTA에 대처할 농민이 없음은 자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고령화된 농촌이 미국에 농산물 개방으로 더 피폐해지면서 농촌이 파산하고 농촌교회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회협은 FTA의 영향에 대해 보다 깊은 논의를 진행한 뒤 오는 18일 모임을 통해 각 교단별 입장을 취합하고 교회협의 입장도 정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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