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64) 그리스도의 수난 이야기
상태바
사복음서(64) 그리스도의 수난 이야기
  • 운영자
  • 승인 2005.12.07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언의 성취이자 인류구원 완성


김경진 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마태복음 26-28장에 기록된 수난기사(passion narrative)는 마태복음에서 가장 긴 이야기이다. 복음서에서 수난기사는 맨 마지막에 나오지만, 사실은 복음서 이야기 중 역사적으로 가장 일찍 기록된 부분이다. 그 이유는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사도행전을 보면, 주님의 부활, 승천 후 사도들이 전한 메시지의 주된 내용이 바로 주님의 죽음과 부활이기 때문이다 (참고, 행 2:22-36; 3:12-16; 4:8-12 등등). 또한 이것은 사도 바울의 복음 제시에서도 확인된다 (고전 15:3-4).

그리하여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 되는 사건으로서, 수난기사는 기독교회 초기에 가장 널리 선포되고 알려졌기에 주님에 관한 이야기 중 가장 먼저 기록되고 문자화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는 복음서 이야기 중 공관복음 사이의 차이점이 가장 적은 곳이 바로 이 수난기사라는 점도 포함된다. 이는 일찍부터 수난기사가 구전으로부터 문자화되어 정착되었기 때문에 복음서 기자들 자신의 신학적 해석의 여지가 비교적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난기사는 수요일부터 주일까지의 사건들을 잘 정리하여 묘사한다; 수요일(26:1-16), 목요일(26:17-75), 금요일(27:1-61), 토요일(27:62-66), 주일(28:1-15), 그리고 마지막에는 요일을 알 수없는 장면이 나타난다(28:16-20).

수난기사에는 모두 12개의 사건들이 담겨져 있는데, 그 목적은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으로써,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성경은 성취되었으며, 이제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람과 새로운 언약을 맺으신다고 하는 것이다.

RSV(Revised Standard Version)은 수난기사를 27개의 단락으로 나누고 있는데, 처음 일곱 개의 단락은 주님이 겟세마네에 가셔서 기도하는 것에 관한 묘사이고, 두 번째 일곱 개의 단락은 주님의 체포, 베드로의 부인, 그리고 바나바의 석방에 관한 묘사이며, 마지막 일곱 개의 단락은 주님의 십자가에서의 죽음 및 부활, 그리고 후속 이야기들에 관한 묘사이다.


사실 수난기사는 복음서 서두(1-4장)의 탄생기사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대인들의 심문(審問)은 마귀에 의한 시험과 짝을 이루고, 죽음은 세례와 짝을 이루며, 부활 후 예루살렘으로부터 갈릴리로 간 것은 마태복음 2장에서 애굽에서 갈릴리로 간 것과 역시 짝을 이룬다. 끝으로 마태복음에서 주님의 마지막 말씀, “내가 …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는 마태복음 1장의 임마누엘 예언의 성취와 연결된다.

수난기사의 처음과 마지막은 주님의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고(마 26:2; 28:18-20),  독자 및 청중을 위하여 주님의 말씀은 발생한 사건에 대한 설명 및 의미를 제시한다. 26:2에서 “(유월절에) 인자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위하여 팔리우리라.”는 수난기사의 첫 마디는 앞서 주님이 가르쳤던 자신의 죽음에 대한 예언을 상기시켜준다(16:21; 17:22-23; 20:18-19).

주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 압제자들로부터 구원 받은 것을 감사하는 절기인 유월절에 죽으심으로써, 이제는 온 인류를 사망과 마귀의 권세로부터 구원하실 것이다. 즉 주님의 죽음과 부활은 구약에 예언된 구원역사의 완성이며, 새 시대의 본격적 시작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