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동기 순수해도 주일개념 훼손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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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동기 순수해도 주일개념 훼손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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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1.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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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자선냄비 홍보’ 주일행사 가능한가?

신만섭 목사<서암제일교회>


울타리라는 말은 참 다정다감하게 들린다. 그러나 담장이라는 말은 왠지 거리감을 준다. 그래서 필자는 울타리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울타리의 역할은 다른 것이 침범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즉 외적인 침범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울타리는 내 안에 있는 것이 쉽게 밖으로 뛰어 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누구든지 항상 열린 문으로 드나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도(正道)이다.

교회도 울타리가 있다. 그 울타리는 성경이며, 그 성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신조와 신학이며, 그리고 기독교의 역사적 전통과 정통일 것이다. 이것은 곧 기독교의 법이 되었고 관례이다. 교회와 성도는 이런 성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모든 것을 세상의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

그 가운데 주일에 대한 것이 그렇다. 주일을 지키는 것에 대해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다. 안식일과 주일에 대한 변천사를 언급하지 않는다 해도 분명한 것은 성경에 나타난 초대 교회는 주일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노력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작금에 이르러 주일의 개념이 세대의 변화, 문화의 변화에 따라 희박해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 한 보수 교단에서 주일에 사랑의 자선냄비 마라톤대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취지도 목적도 좋다. 모든 사람이 박수를 보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취지와 목적을 가진 행사를 주일날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요즘 주5일 근무로 토요일에 해도 될 것인데 말이다.

주일에 행사를 하게 된 원인과 그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으나 좀더 심사숙고했어야 했다. 또한 ‘성과주의’ 또는 ‘목적지향주의적’인 이 세대의 한 모습을 따라 가지 않았는가 생각하게 된다.

지금의 세대가 아무리 성과주의, 목적지향주의적인 시대라고 말하지만 교회가 그러해서는 안된다. 목적이 하나님 보시기에 선하다면 과정도 하나님이 보시기에 선해야 한다. 목적이 옳다면 과정도 옳아야 한다. 아무리 목적이 좋다고 해도 과정이 좋지 못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교회는 이 사회에 이것을 분명하게 심어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교회가 이 세대의 한 모습을 따라 가려는 것이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롬12:2)

또한 주일에 이런 행사가 진행됨으로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내적으로는 지금까지 고이 간직하고 있는 주일에 대한 관념이 더욱 희미해지며 점진적으로 그 관념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며, 외적으로는 한국교회에서 주일에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험들을 평일에 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행사를 진행함으로 교계의 요구의 타당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주일이 기독교에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주일을 온전히 지키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또한 신앙생활의 기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을 지키기 위해 직장을 포기해야 했고, 사업의 이익을 포기해야 했고, 자기의 권리를 포기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그러했고 그 전통을 지금도 깨지 않고 지키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주님 오실 그 날까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주일은 모든 것을 잘 정돈하고 이 날을 구별하며 마음과 정성을 다해 성삼위일체 하나님께 예배하는 날, 성도의 교제가 있고 나눔이 있는 주안에서 영육간에 안식을 얻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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