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성장 세미나에만 매달리는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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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성장 세미나에만 매달리는 목회자
  • 송영락
  • 승인 2005.09.22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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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성장 프로그램만이 능사가 아니다"

목회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세미나도 목회자가 몰리는 세미나와 외면하는 세미나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주로 목회자들이 선호하는 세미나는 교회성장관련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세미나. 특히 사랑의교회, 온누리교회, 제자교회, 지구촌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소위 특별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회성장을 이룬 교회들이 소개하는 세미나에 목회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국제제자훈련원(원장:옥한흠목사)은 오는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제67기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지난 5일과 12일 각각 등록을 받았다. 5일에는 담임목회자들을 대상으로 12일은 부교역자를 대상으로 오전 9시에 등록을 받았는데 등록을 시작한지 1시간 만에 마감됐다.

오랫동안 등록을 기다려 왔던 한 교역자는 “이렇게 빨리 마감될 줄을 몰랐다”면서 자신의 게으름을 탓하기까지 했다.

제자교회의 ‘정착 양육과정 DNA지도자 세미나’도 마찬가지다. 이 세미나는 성경적인 교회에 기초하여 제자교회에서 지난 17년간 검증된 현장 중심적인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이 프로그램도 담임목사와 해당 사역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마감일 전에 등록이 완료되고 있다. 교회성장연구소(소장:홍영기목사)도 지난 8일부터 10월 20일까지 ‘4차원 영성목회리더십아카데미’를 열었고 많은 목회자들이 몰려들었다.

이처럼 많은 목회자들은 제자훈련, 셀 목회, 영성목회, 강해설교, 귀납적성경해석, 전도폭발 등 교회성장과 관련된 세미나에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등록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경제논리와 자본주의의 시장원리를 교회성장전략으로 이름만 바꾼 세미나에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장만 한다면 어떤 이론도 괜찮다는 식의 생각이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반해 건전한 신학과 신앙의 근본을 든든히 세우는 세미나에 목회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최근 한국장로교신학회(회장:이종윤목사)는 지난 10일 서울교회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장로교회의 이해’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지만 목회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역부족이었다.

이밖에 기독교학술원, 한국성서학연구소, 창조과학회, 기독교미래연구소, 국제신학연구소, 한기총 신학연구위원회 등 학술관련 세미나에는 20여명 안팎의 관계자만이 참석하고 있을 뿐이다. 교회학교, 청소년, 세계선교에 관련된 세미나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신학자들은 교회성장세미나에 몰려드는 현상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목회자들의 성공지상주의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직도 교회부흥을 자신의 성공으로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교회의 형편과 처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성공한 프로그램만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

교회부흥의 본질을 검토하기 이전에 단지 다른 교회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교회성장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처음 세미나를 개최한 교회들이나 단체들은 장기 침체로 실의에 빠진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줄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많은 목회자들이 프로그램 우선주의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는 목회자들이 장기간의 교회침체를 벗어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2000년 이후 대부분 교회들은 마이너스 성장에 접어들었거나 성장이 멈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런 현상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 당회와 성도들은 목회자들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어  목회자들은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

이런 현상은 한국교회를 부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신학자들은 경고했다. 신학자들은 교회부흥은 말씀에 따른 바른 목회, 하나님의 관계회복, 목회자의 영성과 정직,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할 때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현상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회성장 프로그램이 목회자의 재교육을 대신하면 안된다는 것이 신학자들의 지적이다. 과거에 비해 신학의 해석과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목회자들은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교회성장과 부흥에만 초점이 맞춰진 재교육은 아니다.  목회자들의 영성과 말씀을 보충해 주는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

한국교회는 교회부흥에서 교회성숙으로 목적을 바꿔야 한다. 성숙을 통한 성장이 이어질 때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사회와 국가를 리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양을 돌봤던 목자의 마음을 찾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백금산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에 유행처럼 번졌던 여러 가지 운동들, 즉 제자훈련, 귀납적성경공부, 강해설교, 전도폭발, 경배와 찬양, 은사집회 등 각종 프로그램과 방법과 수단을 통해 교회를 성장시키고자 했던 한국교회의 노력들을 정직하게 재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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