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교단 사이에서 곤혹스런 한기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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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단 사이에서 곤혹스런 한기총
  • 공종은
  • 승인 2005.07.1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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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측 중재 요청 받은 한기총, 편들기도 무관심하기도 어려워



예장통합총회(총회장:김태범 목사. 이하 통합측)와 예장합동총회(총회장:서기행 목사. 이하 합동측) 사이에 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최성규 목사. 이하 한기총)는 한마디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한기총을 형성하는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통합측과 합동측의 갈등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눈치만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통합측의 의견을 적극 반영, 합동측을 압박할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을 편들거나 애써 무관심하려는 한기총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가진 한 교단이 한기총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 그리고 규모에 있어서도 무시되지 않는 교단들이기에 더 곤혹스럽다.

통합측의 경우 지난 1994년 기독교방송 사장 문제와 관련, 이의를 제기하며 교회협에 대한 참여를 보류한 적이 있어, 이번 사건의 경우 때에 따라서는 활동 보류나 이보다 더한 조치도 가능할 수도 있다는 관측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 13일 한기총에서 이루어진 통합측과의 만남에서도 “자칫 나쁜 방향으로 확대되면 한기총의 안녕과 평화를 해칠 수 있다”는 발언이 흘러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교계의 분석이다.

통합측의 경우 이번 사태와 관련, ‘한기총 탈퇴’ 운운하는 목소리와 추측들이 최근 제기되기도 해, 통합측의 요구를 받은 한기총으로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해야 만 하는 입장에 처한 것이다.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합동측과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한기총의 중재를 요청한 것에 대해 통합측은 “감정을 자제하는 성숙한 모습으로 일을 진행하고 싶다”는 말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교단 간 대화가 직접 진행될 경우 감정의 격화로 그동안 유지되던 교단 간 화합과 연합의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와 함께, 문제가 교단 간 대립으로 확대될 경우 결국 양 교단 모두 교계나 사회로부터 따가운 질책의 시선을 받게 될 것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기총이 염려하는 또 한가지는 이번 일로 인해 한기총의 사업과 여러 연합운동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 교회협의 참여 보류를 선언하고, 그동안 연합사업에서 계속해서 뒷전으로 밀렸던 기억이 있는 통합측으로서는 한기총에 대한 참여 보류나 탈퇴 결정을 오히려 홀가분하고 쉽게 내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통합측의 요구와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하고, 합동측을 잘 달래야 하는 것이 한기총의 입장이다.

여하튼 양 교단 사이에서 어떤 형태로든 화해를 이끌어내야 하는 한기총으로서는 통합측의 요구가 부담스럽고, 합동측의 심기 또한 건드리지 않아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어 이래저래 마음 편하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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