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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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6.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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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⑳ 진정한 ‘부모 공경’의 의미

“부모를 공경하라.” 크리스천이라면 으레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하게 여기는 말씀이다. 부모님에 대한 순종과 사랑은 십계명을 통한 하나님의 명령이기도 하며, “땅에서 잘되고 장수하리라”고 하신 약속과 축복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렇듯 당연한 부모 공경의 말씀이 성경 속 다른 본문과 충돌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마가복음 10장 29절에서 30절 말씀이다. “나와 및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미나 아비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금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모친과 자식과 전토를 백배나 받되 핍박을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막10:29.30) 부모 공경에 대한 십계명과 대조되는 듯한 말씀 본문에 크리스천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그렇다면 ‘부모 공경’을 강조하는 성경이 부모를 버리라는 불효를 가르치는 것일까. 신학자들은 이에 대해 “부모를 바로 섬기기 위해 부모를 버려야 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다. 예수를 믿는 것, 곧 복음 때문에 불신 가족으로부터 핍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믿지 않는 부모나 형제로 인해 오는 반대상황에 부딪혔을 때 그에 순복하는 것이 아니라, 행여 가족을 거스르는 상황이 올지라도 믿음을 지키고 고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성경은 부모이기 때문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한 과정으로 부모를 공경할 것을 가르친다.
성경은 부모이기 때문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한 과정으로 부모를 공경할 것을 가르친다.

‘부모공경’, 하나님 공경의 수단

성경은 전반적으로 ‘부모 공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효’와 순종을 강조한다. 하지만 복음과 믿음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부모의 말이라고 할지라도 단호히 거스르고, 명령을 저버릴 필요도 있음을 알린다. 부모이기 때문에 무조건 순종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과정으로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는 것. 

강영안 교수(미국 칼빈신학교)는 “5계명은 부모에게 순종하되, 부모이기 때문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나아가는 발걸음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만일 부모가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게 한다면, 그것을 거부할 권리가 자녀에게 있다는 것이다.

16세기 유럽의 교회개혁자인 칼뱅도 부모가 자식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어긋나는 일을 하도록 가르치거나 명령하는 경우 그는 더 이상 부모가 아니라, ‘낯선 사람’이 된다고 가르쳤다. 부모는 부모의 직분을 행사하되,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에 따라 자식을 말씀으로 양육할 때 비로소 부모가 갖는 영적인 권위가 바로 서게 된다는 것.

채수일 목사(경동교회)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을 일방적으로 자녀에게 강요해서는 안되는 이유로 에베소서 6장 1~4절을 제시했다. 채 목사는 “‘주 안에서’라는 단서가 복종의 목적과 한계를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부모 공경을 포함한 모든 권위에 대한 공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단지 하나님 공경을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참된 효…“구원의 길로 인도”

그렇다면, 부모를 ‘어떻게’ 공경하는 것이 참된 효의 방식일까. 김승규 목사(광명교회)는 “성경은 참 효를 가르치고 있다. 예수 믿는 자녀가 불신 부모로부터 처음에는 핍박을 받아도 결국 부모를 가장 사랑하고, 그 영혼을 위해 밤낮 기도하고 아파해야 한다”며 “성경은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는 사랑을 보여준 예수의 사랑으로 부모를 사랑할 것을 권면하고 격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사실상 효도의 본질은 부모를 즐겁게 하는 것이며, 불의한 방법으로 돈을 모아 호의호식하면서 죄를 짓고 사는 것은 불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효도는 세상적인 출세를 하지 못한 자식일지라도 의롭게 사는 것이라는 것.

박요일 목사(강성교회)는 ‘어떻게’ 부모를 공경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부모 공경에는 두 가지 큰 내용이 있다. 첫째는 육신적으로 부모를 평안히 모시며 부양의 의무를 다하는 것, 둘째는 영적으로 불신 부모에게 영생의 말씀을 전해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 신자인 부모에게는 신앙을 바로 계승하며 신앙의 편의를 제공해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신앙의 자녀들에게는 하나님의 권위가 근원이며, 부모의 권위는 하나님의 권위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부모의 말씀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날 때 불손하게 대하지 말고 인내로 설득할 것이며, 부모의 이해가 늦더라도 설득될 때까지 노력을 아끼지 말라”고 당부했다.

‘축복의 약속’이 있는 계명

성경에서 부모를 공경하는 자에게는 두 가지의 복이 주어진다고 말한다. 먼저는 에베소서 6:2~3에서 “이것이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출20:12, 신5:16)”는 말씀으로 이 땅에서 부귀의 축복을 받고 오래 살게 된다는 것이다.

아브라함 카이퍼는 이 말씀과 관련해 19세기 말, “중국을 보라!”고 했다. 카이퍼는 현대 중국이 역사가 단절되지 않고 지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라가 된 것은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는 유교문화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요일 목사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는 이 땅에서 가장 확실하게 성공을 보장받은 자다. 사람의 장래를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그가 부모에게 어떻게 효도하며 부모는 그를 어떻게 기뻐하는가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불효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이 땅에서 하나님의 징벌이 있다(출21:15, 레20:9)”면서 “성경은 부모를 공경하는 자에 대한 축복이 확실한만큼 거역하는 자에 대한 벌도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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