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신앙인이 걸어야 할 길, 십계명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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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신앙인이 걸어야 할 길, 십계명 안에 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2.03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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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1) 왜 지금 다시 ‘십계명’인가

요즘만큼 교회가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을까 싶다. 언론에서는 연일 교회와 선교회의 이름이 톱을 장식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기분 좋은 관심은 아니다. 교회를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의 통로로 지목한 대중들은 적나라한 비판을 쏟아 붓는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원색적인 비난도 상당수다.

물론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 문제가 된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회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기 때문일 테다. 안타까운 것은 교회의 항변이 대중들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일부의 문제일 뿐이라 해명했던 교회의 논리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이제 말이 아닌 행동이 달라져야 할 때다.

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크리스천의 실천적 삶에 있다. 입으로만 강조해왔던 그리스도의 사랑이 크리스천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서 나타나야 한다. 이를 위해 올해 기독교연합신문은 수천 년의 역사를 거슬러 열 가지 짧은 글귀의 먼지를 털어 내보기로 했다. 너무도 익숙히 알고 있는, 하지만 어쩌면 재미없는 교과서의 한 대목처럼 흘려 넘겼던 십계명이다.

오늘날도 유효한 십계명

아마 십계명을 모르는 크리스천은 없다. 심지어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들도 십계명에 대해선 어깨너머로 나마 들어본 이들이 많을 정도다. ‘십계등 대중영화를 통해서도 잘 알려졌고 꼭 지켜야할 사항을 뜻하는 관용어로도 자주 사용된다.

문제는 이 십계명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와 있느냐다. 성경을 펼칠 때마다 앞면이나 뒷면을 장식하고 있는 십계명을 우리는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는다. 어릴 적 선물을 받기 위해 열 가지 계명을 줄줄 읊었던 이들도 있을 테지만 그뿐이다. 심지어는 예수님이 오신 후에는 별 의미를 갖지 않는 구약 시대의 율법일 뿐이라 경시하기도 한다. 정말 십계명은 과거의 유산일 뿐일까?

변순복 교수(백석대 구약학)는 십계명을 헌법에 빗대어 설명하면서 십계명의 의미를 강조했다. 헌법이 다른 법을 규정하는 원리가 되듯, 십계명이 우리 신앙생활의 원리가 된다는 것이다. 변 교수는 우리가 어떻게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할지 원리와 선이 십계명 안에 있다. 십계명의 원리는 구약에서 그치지 않고 신약과 오늘날까지 관통한다고 설명했다.

변 교수의 설명처럼 십계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계명인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구절을 보며 요즘 시대에 우상이 어디 있느냐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21세기의 개신교인이 이번 주에는 교회에 가고 그 다음 주에는 절에 가고, 이렇게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십계명을 표면적으로 해석해 다른 종교를 믿는 것만이 우상숭배라고 여기는 것은 착각이라면서 십계명은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어졌고 오늘날은 경제, 정치, 문화 모든 것이 달라졌다. 고대에 선포됐던 십계명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탐색하는 것은 소중한 작업이라고 전했다.

십계명을 재조명하는 것은 신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게 다뤄져 왔던 구약을 다시금 살펴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김근주 교수는 사실 십계명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구약의 율법들을 축약해 놓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십계명을 다시 본다는 것은 구약의 율법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말하고 있다는 것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천하는 신앙을 위해

십계명에 다시금 주목하는 것은 십계명이 단순히 중요한 구절이어서만은 아니다. 반기독교정서가 팽배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크리스천에게 꼭 필요한 원리이기 때문이다. ‘십계명 강의를 저술한 강영안 교수(서강대 명예교수)기독교를 둘러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실천적 삶이라면서 십계명을 다시 생각해보는 까닭은 십계명이야 말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가 이 땅을 사는 동안 걸어가야 할 길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근주 교수도 우리는 신천지를 비판하지만 비기독교인 눈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단순히 교리상 우리가 진짜라고 하는 것은 대중에게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삶이 달라야 하는 것이라며 신학적 작업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삶으로 신앙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십계명의 말씀을 오늘과 연결해 생각해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실천이 무엇인지 되새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십계명의 구절들을 이상적인 원칙이라고만 여기고 실제 삶에서 치열하게 적용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김 교수는 성경은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성령이 하신다고 말씀한다. 그런데 성령을 받았음에도 십계명의 말씀을 여전히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의 성령충만은 어디서 드러나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교회가 십계명을 그저 이상적으로, 우리의 죄성을 드러내는 본문으로만 본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그런 접근이 교회를 더럽혀온 주범이라고 본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십계명의 실천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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