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 ‘맞춤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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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시대 ‘맞춤설문’
  • 승인 2004.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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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영성과 신앙을 유지하자

다양한 신앙을 가진 교인들에게 알맞은 영적 필요들을 제공하는 것은 예상하는 대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동안 목회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관례만을 고집해온 교역자들이 있다면 이제는 ‘변화’를 시도할만한 시대를 살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목회변화는 급격한 생활환경 변화 때문에 이루어지는 강제적인 성격이 짙지만, 사실 현대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영적 필요를 충족한다는 점에서 자발적인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조지갤럽은 “교회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 확인이다. 교회지도자들은 사람들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 사람들이 그들의 믿음을 어떻게 실천에 옮기는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영적인 관심사나 영적인 근심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만일 우리가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말씀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는지 파악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게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화시대 속에서 목회평가 혹은 신앙설문 활동은 더 나은 부흥과 성장을 위한 내실다지기 역할을 담당한다. 성도들을 교회의 주체로 세우려는 목회자의 노력은 결국 안정된 목회와 교회부흥이라는 전혀 새로운 은혜를 체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두레교회는 이 교회를 담임 오세택목사(50세)의 제안에 따라 ‘목회평가’를 실시하고 있었다. 처음에 성도들은 ‘평가’라는 단어가 만드는 묘한 분위기, 이를테면 잘잘못을 가리는 감시자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목사를 감시하는 평신도?”란 생각에 찜찜한 마음이 있었지만 곧 적응했다고 한다. 그것은 오목사가 적극 나서서 “병원이 우리들의 몸을 체크하는 곳이라면 교회는 우리의 영성을 체크하는 곳으로 성도를 책임지는 목사가 제대로 체크하는지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목회평가 혹은 신앙설문에서 차지하는 목회자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두레교회는 제직회 산하에 6-7명으로 구성된 '기획팀‘을 두어 목회평가 설문작업을 전담한다. 설문의 핵심은, 교회비전이 성경적이며 주님의 목회요청을 유지하는지 여부로, 매년 진행한다. 설문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은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은 이후 모델항목들을 두레교회 사정에 맞는 것들로 일부 수정해서 보충한다고 한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평가결과에 대한 두레교회 기획팀의 설전. 성도들에게 일주일 동안 기입할 시간적 여유를 주고 회수한 설문평가서를 개관적으로 통계를 낸 기획팀은, 그 결과를 놓고 장시간 토론을 벌인다고 한다. 물론 담임 목사의 참석은 필수로, 여기서 얻어진 결과를 놓고 향후 목회방향, 즉 교육과 봉사, 재정지출 등 과다하거나 부족한 분야에 대해 대책을 논의한다. 결국 목회평가 설문은 목회자 입장에서는 주님으로부터 위임받은 목양책임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여부를 재확인하는 것이며, 성도입장에서는 출석교회가 주님의 사업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깨닫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세택목사는 권위의식에 사로잡힌 일부 교역자들의 생각을 빨리 바꾸어야 성도들과 공동으로 하는 목회를 지향할 수 있다고 말하고 “어떤 평가결과가 나오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두레교회는 역동성을 살린 목회변화로 젊은층이 활기를 띠며 30-50대 부부로 이루어진 두꺼운층을 만들어 안정목회의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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