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심장병원 매년 지원, 한국교회 동참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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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심장병원 매년 지원, 한국교회 동참해 달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6.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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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중단된 평양심장병원 건물은 북측이 완공한 듯
이영훈 목사, 북한 보건성과 260개 ‘군 인민병원’ 추진
▲ 여의도순복음교회 백낙균 평양심장병원 건립추진단장은 지난해 3월 평양심장전문병원 건립을 위한 계약을 북측 보건성과 다시 체결했다고 공개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건립하다 2010년 5.24조치 여파로 방치됐던 ‘조용기평양심장병원’이 북측에 의해 건물 외관까지 완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북측이 병원에서 사용할 1,300여 가지의 물품을 요청했으며 이 가운데 석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백낙균 평양심장병원 건립추진단장은 지난 18일 평화통일연대(이사장:박종화 목사)가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2014년 6월 직접 방문한 이후 실제 눈으로 확인하진 못했지만 북한이 외관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일주일 전 1,300여 가지 물품을 우리에게 요청해왔으며 건물 외관을 위한 건축 자재보다 주로 병원 내부에서 사용될 물품 위주였다”고 밝혔다.

교회 측은 현재 외관이 이미 지어졌다고 판단하고 향후 병원 운영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병원 의료진 교육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참여하기로 결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준 높은 의료기술 전수의 길은 만들어진 셈이다. 

백 단장은 또 지난해 3월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와 북한 보건성 산하 조선병원협회가 평양심장병원 건립을 위한 계약서를 다시 체결한 사실도 공개했다. 

백낙균 단장은 “북한의 내부 사정과 병원 건립 등 협력사업의 편의를 위해 보건성과 계약을 다시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때 북한 보건성으로부터 북한 지역 260개 ‘군 인민병원’ 건립을 위한 요청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미 이영훈 목사도 북한 260개 지역에 보건소를 세우려고 했지만 의료시설이 매우 낙후되어 있어 인민병원을 세우는 프로젝트로 변경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백 단장은 “평양심장병원 운영을 위해서는 앞으로 연간 200~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인민병원 건립도 교회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사역이 아니다”며 “한국교회 전체와 정부, 지자체, 기업이 함께할 수 있는 ‘빅 텐트’를 만들어서 함께하자는 것이 우리의 제안”이라고 전했다. ‘빅 텐트’는 한국교회와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방식을 일컫는 것으로, 백 단장은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할 경우 정부도 돕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교계 현실에 비춰볼 때 연간 200~300억원을 자체 모금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기업과 정부가 참여하는 빅 텐트를 제안한 것이다. 교계 일각에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북한 전역에 병원을 어떻게 건립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없이 성급하게 약속을 하고 돌아온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군 인민병원 건립은 공교회 교단과 연합기구와 사전협의가 없었을 뿐 아니라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

실제 한 교단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하고 어떤 길을 열든지 다 이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병원 운영과 건립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위해서는 기획단계에서 참여할 수 있어야 협력도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대단히 어렵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와 별도로 북한을 향한 신뢰 문제가 향후 자금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해 3월 북측과 다시 계약을 맺었지만 지금까지 실물로 병원 상태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애당초 추진 주체였던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알리지 않고 북한 자체적으로 건축을 강행해 외관이 완공되었다면 그것 역시 신뢰문제가 생기는 부분이다. 투명한 절차적 협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평양심장병원 운영과 260여개 인민병원 건립 협력 가능성은 희박해질 수 있다. 

열악한 북한 주민들의 보건의료 상황을 고려하면 병원 건립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대화하고 협력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평양심장병원 개원을 위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지만, 유엔과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여파로 인해 어려움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이 이번 교회에 요청한 지원물품에 석유가 포함됐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 쉽지 않은 품목이다.

평양심장병원은 지난 2007년 9월과 10월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계약서 및 합의서를 체결하고 건립을 시작했다.  평양 대동강구역 동문2동 이른 바 ‘병원거리’에서 건축되었으며, 연면적 2만여㎡에 지하 1층, 지상 7층 등 총 260병상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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