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이라크 피랍사건’ 무얼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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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이라크 피랍사건’ 무얼 남겼나
  • 승인 2004.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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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상황 맞는 선교전략 ‘중요’

한국기독교복음단체총연합 소속 7명의 목회자들이 지난 8일 이라크 바그다드 부근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된 뒤 5시간만에 풀려난 사건과 관련, 선교전문가들은 ‘20년 동안 한인들이 흘린 사랑의 열매’와 ‘특유의 조급성과 이벤트선교의 결과’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최근 이라크 무장 단체들이 잇따라 3명의 일본기자, 7명의 한국목회자, 7명의 중국인 등의 납치사건을 저지르고 있는 원인은, 알 카에다, 강경 시아파, 수니파 등이 오는 6월 30일 미국에 의한 정부수립을 반대하기 위한 일시적 저항이라고 선교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런 분석을 근거로 기아대책기구는 이라크복음주의신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학특강을 보류하고 3명의 선교사를 요르단으로 철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납치사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김종일선교사(중동선교회 본부장)는 “납치범들이 ‘한국인들은 우리의 친구’라고 하면서 7명의 목회자들을 풀어준 것은 20년 동안 열사의 땅에서 함께 고통을 나눈 한국선교사들의 헌신의 결실”이라고 평가하면서 “중동선교는 현지인들과 오랜 기간 동안 싹튼 신뢰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종일선교사는 “이번 사건은 자칫 이라크선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선교질서를 깨지 않는 한 전문선교단체와 협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든 복음만 전하면 된다는 식의 선교전략은 수년 동안 숨죽이면서 헌신해온 장기선교사들에게 치명적인 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라크 현지 상황에 맞는 선교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기아대책기구, 선한사마리아 등의 ‘NGO’라는 이름으로 이라크에 진출하여 의료와 구호산업을 펼치는 간접선교와 함께 이라크복음주의신학교 세우는 등의 직접선교를 조화롭게 진행해 왔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기독교복음단체연합회 소속 목회자들이 이번 이라크 방문을 통해 모슬지역 기독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기독교 지도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 설립을 논의하려 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 강승삼목사(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는 “한국교회가 이라크 선교를 낙관적으로 생각하여 무분별하게 선교를 전개할 경우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면서 “이라크 등 중동권에 맞는 전문적인 사역 모델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동권 선교단체들은 오는 8월 효과적인 이슬람선교를 위한 포럼을 개최하고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선교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허민영목사의 변승남사모는 전화인터뷰를 통해 “허목사 일행은 요르단을 거쳐 조만간에 입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도 많이 하고 있으니까 걱정 없다”고 말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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