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완충지대’ 교회 역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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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의 ‘완충지대’ 교회 역할 기대한다
  • 승인 200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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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우리 사회 전체가 마치 공황상태에 빠진 것 같다. 더 이상 나라의 에너지가 분열에 소모되지 않도록 냉정을 되찾고 화합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건국 이래로 우리는 많은 혼돈과 갈등의 시대를 살아왔다. 그리고 그 혼돈과 갈등의 저변에는 항상 흑백논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다. 이런 흑백논리로 인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으며,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왔던가.

지금 우리 사회의 혼란도 그 연장선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나라 전체가 양분돼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계는 전진하고 있으나 우리 나라는 먼 옛날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다른 나라들이 미래를 위한 전략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이때 우리 사회는 갈수록 양극화와 분열로 서로를 증오하며 흥분하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양극화의 짐은 국민 모두가 지고 가야 할 것이며, 그 멍에는 나라가 지고 가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이 ‘분열’의 사슬을 과감히 벗어버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층은 물론 국민 모두가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을 모색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 노력 중 하나는 화합의 ‘완충지대’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오랫동안 이분법적 가치관에 물들어 살다보니 우리 사회에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완충시스템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즉, 분열을 추스리는 통합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나라가 갈등에 시달릴 때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성인들이 나서지 않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침묵하거나 냉소적이고 오히려 편가르기에 앞장서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부디 지성인들이 나서서 대립으로 치닫는 이 사회에 완충지대를 만들어 사회 통합의 길을 열어주기 바란다. 정치인도, 언론인도, 시민단체도 사회 통합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교회와 기독인들의 기도와 사회 통합을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청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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