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신사의 엉뚱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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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신사의 엉뚱한 해명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8.06.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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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57

‘추상명사’들은 언제나 언어생활 속에 어휘의 화려함을 이루어 낸다. 말쑥이 차려입고, 예의 바르고, 수려한 외모를 갖추면 대개 사람들은 그를 ‘신사’라 부른다. 그러나 그 여러 가지 중에도 신사의 방점을 찍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매너’이다. 깔끔한 외모 못지않게 악을 미워하고, 법을 잘 지켜야 한다. 불의와 타협하거나 약속을 깨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신사의 세계에서는 그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모두가 다 알고 있으나 사실 누구도 정확하게 그 의미를 정의할 수 없는 단어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가 ‘신사’라는 말이다. 원래 영어의 신사 ‘젠트리, gentry’는 ‘high born, well born, well bred people’처럼 우리말로 ‘금 수저 출생’을 뜻한다. 그러나 정작 영국 런던 사교층에게 인정받지 못한, 하급사회의 한 부류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나중에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그저 먹고 살만한 사람들’ 까지 포함해서 부르기 시작한 명칭이다. 

‘신사’라고 불리는 골프선수가 있다. ‘필 미켈슨’이다. 그런데, 그가 2015년 인천에서 열렸던 ‘프레지던트 컵(President cup)’에서 두 개의 공을 가지고 티샷을 했다가 한 홀에서 두 홀을 잃었다. 이유를 묻자, “‘라이더 컵’에서는 다른 종류의 공을 써도 괜찮기에 그랬다”라고 얼버무렸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끝난 미국 ‘US OPEN, national championship of golf in the United States)’에서는 내리막 퍼트를 하고 공이 그린 밖으로 흘러내릴 듯하자 달려가서 퍼터로 움직이는 공을 쳤다. 질문공세에 그는 “무례한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내 의도는 아니다”라는 애매모호한 변명을 했다.

19세기 영국의 ‘사회개량가’였던 ‘스마일스’는 “신사란 정직하고, 신실하고, 올바르고, 겸손하고, 온화하고, 용기있고, 스스로를 돕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제시했다. 독재와 독단이 몸에 배인 ‘김정은’이 모처럼 얼굴을 내밀고 세계와 더불어 살아보겠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비록 신사는 아닐지언정 합리와 자유민주주의적 사고로 출발하여 일정한 ‘룰’을 가지고 협상하려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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