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지원금 확대 없이 최저임금 요구는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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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지원금 확대 없이 최저임금 요구는 모순”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6.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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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지역아동센터,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 힘겹다”....교육비 비중 감소
▲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지역아동센터에도 인건비 규정 준수가 요구되고 있지만, 정작 운영비 지원은 현실적이지 않아 운영난이 커지고 있다. 아동들의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사진제공=꿈자리지역아동센터

국민들이 적정 임금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인상된 최저임금이 오히려 지역아동센터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꼭 필요한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하지만, 사회복지 시설 여건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전국 읍·면·동에 위치해 있는 지역 밀착형 아동복지 시설이다. 2018년 기준 전국 지역아동센터는 4,124개소이며, 교회들이 지역 내 사회복지에 참여하는 차원에서 센터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은 10만6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에서 중요한 아동복지 시설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아동복지법에 의거해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가 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으로 운영비를 대부분 충당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지역아동센터는 학생 수용 인원에 따라 기본운영비 등을 지원받고 있으며, 2018년 지원 확정액은 국비 기준 월 497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운영 지원금으로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급여를 지급하는 게 버겁다. 개인후원과 지역단체 연계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지역아동센터가 법제화 된 2005년 이전부터 지역에서 아이들을 돌봐온 온재천 목사(대신총회 지역아동센터협의회장)는 현재 ‘꿈자리지역아동센터’ 이름으로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아동들과 함께하고 있다.

시무하는 광혜교회에서 매월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복지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설장과 생활복지사 급여를 지원하기가 여의치 않다. 온 목사는 “달동네 공부방으로 시작해 아이들에게 꿈을 심겠다는 목표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비 대비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교육비 수준이 전체 운영비 기준 10%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교육의 질 저하를 염려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에 대한 임금지급 시스템이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한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다른 아동복지 시설 종사자와 유사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현격히 낮은 급여와 처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직률도 높고 사람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보통 29인 이하 아동을 유치할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시설장 1명과 생활복지사 1명을 채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매년 발간하는 ‘사회복지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기준 1호봉 사회복지사 급여의 71% 수준이다. 2016년 기준으로 봐도 시설장 평균 급여는 161만원, 생활복지사는 144만원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특히 지역아동센터 생활복지사는 호봉이 적용되지도 않고, 명절비와 가족수당, 시간외 수당과 같은 체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다른 복지단체 종사자와 비교해도 불평등을 낳고 있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국 김현정 팀장은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에 대한 인건비 지급을 위한 지침 자체가 없고, 운영비 지원에 대한 현실적 인상이 없는 상태에서 보건복지부가 인건비 가이드라인 적용을 요구하는 것은 이중적 태도”라며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는 것이 모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온재천 목사 역시 “지역아동센터 종사들을 위한 처우개선비가 근본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며 “아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역 현실을 반영한 지원방안을 관계당국은 찾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2018년 최저임금 기준에 따르면 시급은 7,530원, 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로기준 최저임금(유급 주휴 포함)은 157만3,770원이다. 최저임금은 아르바이트와 일용직 근로자, 파견근로자, 계약직 등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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