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상(헌금)이란 무엇인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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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상(헌금)이란 무엇인가? (2)
  • 승인 2004.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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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상은 삶과 관련되야 한다 헌상은 구속받은 나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상징적 행위이다.

헌상에서 드려지는 것은 재화나 다른 것이 아니라 ‘구속받은 나 자신’이다. 즉,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와 함께 다시 일으킴을 받은 나 자신을 구속하여 주신 주님께 다시 드리는 일이 헌상이다. 그러므로 구원받은 성도만이 헌상할 수 있는 것이다. 오직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살아난 사람만이 자기 자신이 하나님 앞에 무가치하지만 주께서 불쌍히 여겨 구속해 주심에 대해서 감사하면서 이제는 온전히 주께 속한 삶으로서 온전히 주께서 주관하시는 가운데 자신들을 주님의 뜻을 수행하는데 드리며 살겠다는 마음을 다 담아서 헌상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의 헌상은 언제나 그리스도의 구속에 근거한 헌상이다. 그렇게 될 때 우리의 헌상은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구속사적인 일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구속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속 공동체와 구속사의 진행의 한 부분이 되었음을 인정하면서 자신을 구속사에 속한 일원으로 인정하면서 드리는 것이 헌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헌상은 기본적으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속에 근거한 헌신이다. 그러므로 헌신이 없는 헌상은 헌상이 아니다. 온전하지 않은 헌신도 헌상이 못된다. 그런 의미에서 구약 성경에서는 흠 없는 것을 주님께 드리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것을 받지 않으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흠이 있는 존재인데, 어떻게 헌상할 수 있는가? 우리는 항상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님 안에서 우리 자신을 주께 드려야 한다. 성령님께 의존해서 우리 자신을 주께 드리는 것이다. 성령님의 온전하신 인도하심이 아니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감히 주께 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

헌상에서 드려지는 나 자신은 매일 매일의 삶과 그것이 합하여 이루는 나의 삶 전체를 하나님의 뜻의 진전과 경영하시는 바를 이루기 위해 드리는 것이다. 그것이 헌상한 자답게 사는 일이다. 따라서 헌상 예식 때 드린 것은 이렇게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삶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것을 받아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자신의 생명과 재산과 노력과 모든 것을 다 드려서 주께서 맡기신 일들을 감당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헌상된 것이 주께 의미 있으려면, 마치 구약시대에 제사장들이 매일 진설병을 하나님 앞에 진설하여 놓는 것과 같다. 우리는 매일을 주 앞에 드려진 자로서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서 인생의 행보를 걸어 나가며,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주님의 일에 우리 자신을 헌신해야 한다. 여기에 우리의 삶과 연관된 헌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삶과 분리된 헌상은 있을 수 없다. 그런 것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가 되며, 그런 헌상은 하나님이 받지도 않으신다. 하나님께 드리는 헌상에 있어서는 돈을 얼마나 많이 드리는 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헌상의 의미에 충실하게 나 자신을 주께 드렸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 가운데서 이루어 가려고 하시는 바를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선결적인 것이다. 그것을 파악하여 하나님의 뜻을 아는 이들답게 자신을 드려 주님의 뜻을 수행하며, 재화를 드려 그런 일이 잘 수행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헌상의 진정한 의미이다. 이렇게 우리의 헌상은 삶과 관련된 헌상이어야 한다.

헌상은 주께서 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나 주께서 우리를 받으신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은혜로운 일이다. 그러므로 헌상을 그저 감사의 표현으로만 여겨서는 안되고, 그렇게 우리의 존재와 삶을 주의 것으로 받으셔서 주께서 당신을 위해 사용하신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그야 말로 황송하고 은혜로운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헌상을 하면서 무엇인가 주님을 위해 한다는 의식이 있어서는 안되고, 주께서 우리를 구속하셔서 주께 우리 자신을 헌신하여 살게 하시는 것을 황송하게 여기며 은혜롭게 여겨야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헌상하는 사람은 그렇게 헌상할 수 있는 것을 은혜로 여기는 사람이다.

헌상은 결코 개인적인 행위가 아니라 교회의 공동체적 행위이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몸 전체를 주께 드려 주께서 시키시는 일을 다 수행하겠다고 드리는 행위이다. 따라서 개개인들은 교회 공동체의 지체, 그 일원으로서 자신이 속한 교회가 주님의 뜻을 제대로 수행해 가도록 하기 위해 자신을 그 교회의 일부로 주께 드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헌상은 교회적인 일이다. 개인적으로 헌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헌상은 교회의 예배 중에 그 온전한 교회적 의미를 다 담아서 주님께 드려야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교우들이 다 참여해야 한다. 아무리 가난해도 이 교회적 행위에서 빠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가장 잘 드러내도록 부름 받은 교회가 그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 각 몸의 각 지체가 자신의 몫을 주께 드리는 공동체적 행사가 예배 중에 드리는 헌상이다.

이승구교수 /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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