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세계관과 성경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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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과 성경이해
  • 승인 2004.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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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과 삶은 하나님의 뜻에 부합

성경이해가 기독교 세계관적인 경건과 사고를 형성한다. 성경은 세상의 창조와 타락과 구속과 완성을 계시한다. 세상 전체를 원래 가지셨던 창조의 질서로 구속하시는 하나님의 구속역사 안에서 우리는 성도됨의 참모습과 삶에 대한 적극적인 시각을 얻는다. 이 적극적인 시각은 죄를 억제하고 경건한 삶을 살게 함과 동시에 인간이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하는 모든 활동에 기독교적인 기초와 원리를 제공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경건과 사고는 비행기의 두 날개와 같다.

성경은 우리 자신 인간과 삶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일하고 쉬는 이 현실의 세상이 성경계시의 대상인 것이다. 이 세상의 역사를 하나님께서 콘트롤하시고, 자신의 뜻에 따라 전체의 역사를 자신이 정하신 방향으로 이끌어 가시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스스로 세계역사 안에서 일하신다.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에서 마땅히 가지고 살아야 할 자신의 모습, 삶의 목표와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존재를 말하고 우리의 세계와 역사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계시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구속은 창조의 범위 안에서 주신 창조주 하나님의 뜻과 법 안에서 이해될 때에만 그것의 올바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성경은 창조-타락-구속-완성으로 이어지는 우주역사의 파노라마를 계시하고 있다. 계시의 파노라마는 전체를 염두에 두고 이야기할 때에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들의 의미와 부분들이 모여서 형성하는 전체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역사의 파노라마의 인식이 없이 구속 자체만으로는 구속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이러한 진행관점은 창세기 3장에서 죄로 인한 인류의 타락이 인류로 제한되지 않고 온 세상으로 퍼진 것으로 잘 나타난다. 그리스도인이 구속의 시각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아가기 시작하지만, 이 구속의 시각은 창조의 시각에 의해서 재형성되고 발전되어 신학을 구성하고 삶의 실존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구속의 대상 자체가 창조세계임을 기억해야 한다. 구속은 전혀 새로운 창조가 아니고, 창조세계의 회복이다. 구속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에 원래 가지고 계셨던 뜻과 목표를, 인류의 죄와 타락으로 인한 불완전성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이루어 가시는 역사를 의미한다. 창조는 죄에 의해서 좌절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죄를 극복하고 구속을 통하여 그 완성으로 나아간다.

성경은 구속역사를 계시하면서 인류와 세계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창조와 타락과 구속, 그리고 구속의 완성을 인류중심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성경의 기초적인 관점을 오해한 결과이다. 성경의 관점은 우주적인 시각을 항상 유지해 왔다. 성경기록의 관심이 한 사람이나 한 민족에게 국한되어 있을 때에도 그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언약은 항상 만국과 창조세계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속역사에 의해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리스도께서 구속하신 대상은 인류를 포함한 ‘만물’이며, 다시 오실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실 구속의 대상도 ‘만물’인 것이다.

이러한 성경의 가르침은 인류의 중요성이나, 창조세계 안에서 인류가 차지하는 중심성을, 그리고 인류구속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창조세계 안에 독특하게 차지하는 인류의 위치와 가치, 그리고 그러한 인류의 구속의 중요성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한다. 인류는 창조세계를 하나님의 뜻에 따라 다스리고 관리하도록 지음을 받았으며, 구속받은 후에 동일한 위치와 가치로 회복되어 간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경건과 사고는 철로의 두 선로가 아니라 비행기의 두 날개와 같은 것이다. 두 날개가 한 몸체를 이루어 서로 반대방향에서 균형을 이루어서 제 역할을 담당할 때에 비행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이, 경건과 사고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두 역할로써 그 둘이 서로 균형을 이룰 때에 가능해진다.

그리스도인의 참모습은,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되는 기독교적인 세계관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유지하시는 관계에 우리가 참여하고 있다는 신앙적인 인식 안에서 알아가게 된다. 우리 자신의 참모습에 대한 인식이나 세계관 인식이 그만큼 역동적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인식들이 분명해지는 만큼 그리고 강렬해지는 만큼 우리의 삶, 학문과 일은 창조세계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며, 우리의 구원의 의미가 우리 삶에 성취되는 것이다.

<심재승교수-백석학술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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