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더욱 투명해야…신뢰의 성공회로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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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더욱 투명해야…신뢰의 성공회로 이끌 것”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04.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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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성공회 서울교구 신임교구장 이경호 신부 취임 소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제6대 교구장에 이경호(세례명:베드로·58) 신부가 취임했다. 이경호 신부는 지난 26일 성공회서울성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임 소감과 향후 교단을 이끌어갈 포부를 밝혔다.

▲ 성공회 제6대 교구장 이경호 주교

이 신부는 “성공회는 초대교회의 정신 위에 지난 500년 동안 수많은 역사적 경험을 깊이 축적하며 믿음의 길을 세운 교회”라며, “전통과 사도적 신앙을 이어받은 성공회 주교로서 우리 교회가 더욱 ‘성공회다운 교회’가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주교 서품에 굉장한 부담감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초대교회 교부들은 100%로 순교자의 삶을 살았다. 이러한 역사를 기억하며 교회 일치의 상징으로 주교직을 잘 감당할 것”이라고 말다.

‘성공회다운 교회’에 대해 그는 “성공회는 특별히 한 교리를 절대화하거나 특정 신학자를 높이지 않으며, 종교개혁 정신을 바탕으로 영성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추구한다”며 신학적으로 열려있는 자세를 성공회의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그는 “성직자들의 질적 향상과 영성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단순히 양적 성장을 넘어 신앙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하는 신앙인을 길러내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올해 한국교회의 과제로는 “교회는 조금 더 투명해야 하며, 물질 문제에 보다 깨끗해야 한다고 본다”며, “교회다움과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며,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분열과 갈등의 시대 속에서 ‘평화의 사도’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신부는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화해와 용서의 일꾼으로 부르셨다. 특히 한반도 분단의 현실에서 교회는 분열과 차별의 장벽을 허물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신자들과 성직자들은 주교를 보면서 행복해야 한다. 주교는 신자들과 성직자를 보면서 성공회를 더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며 상호 신뢰와 존중의 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했다.

최근 성공회 내부적으로 발생한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교구장으로서 책임을 가지고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초 성공회 주교 취임식은 7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김근상 주교가 재정횡령 의혹에 시달리면서 조기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김근상 주교는 성공회 유지재단이 위탁운영 중인 구리시립요양원의 재정횡령 의혹과 성공회 빌딩을 임대·관리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 논란에 휩싸였으며, 현재 교단 차원에서 진상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이 신부는 “성공회가 운영하고 있는 시설의 운영문제는 교단이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고, 그 기반을 맡은 책임자로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며, “합리적 절차에 따라 철저한 조사에 나설 것이며 이르면 5월 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구리요양원의 재정문제는 지금 95%가 해결됐으며, 성공회 빌딩 운영문제에 대해서만 지난 교구위원회에서 특별위원회가 구성돼 진상조사 중에 있다”며 “단순한 경영 미숙문제인지, 아니면 진짜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회 교단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방만한 사회선교기관의 위탁 운영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단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사회선교기관을 운영함으로써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것. 이 신부는 “다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기관을 운영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성공회 의회에서 규정안이 통과돼 사회선교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선교위원회에서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끝으로 그는 “주교는 주님의 복음과 사랑의 능력을 품은 목자다. 주교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교회가 일치를 이루고 영적으로 성숙한 공동체가 되도록 이끄는 목자”라며 돌봄과 감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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