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들의 요구는 ‘10억 엔’이 아닌 ‘진정성 있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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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들의 요구는 ‘10억 엔’이 아닌 ‘진정성 있는 사과’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6.08.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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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나비문화제 개최…참석자들 연달아 한일합의 비판

‘제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나비문화제’가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개최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행사는 25년 전 위안부 피해를 처음 고백한 고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를 기리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전시성폭력 근절을 위한 시민들의 의지를 모아 함께 평화를 외치고자 하는 취지로 모였다.

문화제는 배우 권해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여는 공연 이후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10억 엔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죄”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 할머니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했다”며 “일본 정부가 자신들이 위안부를 만든 사실을 시인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우리는 오늘이라도 그들을 용서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또 “‘12.28 한일합의’는 피해자들과 한마디 논의도 없이 정부 사람들끼리 의논 후 체결된 합의”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일본이 ‘위로금’이라고 쥐어주는 10억 엔이 아니라 그들의 사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희망나비의 대학생 대표 박주현, 대학생 프로젝트 동아리 평화나비네트워크의 김샘, 전국여성연대 소속 부산여성행동에 윤서영이 각각 나서 ‘평화발언’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샘 학생은 “‘12.28 한일합의’는 이제까지 우리가 외쳐왔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배상금이 아닌 10억 엔으로 재단을 만든다면서 피해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할머니들의 아픔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으며 한일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주현 학생 역시 “한일정부 ‘12.28 합의’이후 소녀상을 지킨 지 229일이 지났다”며 “소녀상을 지키는 기간 동안 우리를 힘들게 한 것은 추운 겨울도, 더운 여름도 아닌 우리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부의 태도였다”고 꼬집었다.

박 학생은 “소녀상을 지키는 이유는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과거를 바로 잡고, 우리의 노력으로 미래의 역사를 써나가겠다”며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와 소녀상 철거를 막기 위한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비 문화제는 도종환 의원과 한충은 연주자의 시 낭송 및 대금 연주, 재일조선인 가수 이정미의 평화의 콘서트, 김한봉과 박근하의 연극 등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연예인 김미화의 성금 전달식과 평화선언, 615 합창단의 합창으로 끝을 맺었다.

사회를 맡은 권해효씨는 “많은 피해자들이 지난 25년간 일본의 만행을 증언하며 치유되고 화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굴욕적인 합의를 맺었다”고 비판했다. 권 씨는 “이 땅에 살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만큼은 정책, 이념과는 상관없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가 참석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추미애, 유은혜, 홍익표, 박주민, 남인순 의원 등이 자리를 지켰으며 학생과 시민 등 경찰추산 5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 12일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일본의 기시다 외무상과의 전화 통화에서 12.28 한일합의 이행을 위한 ‘화해‧치유 재단’의 출범 사실을 알렸다. 이에 기시다 외무상은 일본 내 절차가 완료 되는대로 정부예산 10억 엔을 신속하게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화 이후 기시다 외무상은 일본 언론을 통해 “10억 엔을 지출하면 일본 측의 책무를 다한 것”이라며 “소녀상 철거에 대해서는 한국 측에 합의의 이행을 계속 요구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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