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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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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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1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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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39)

크리스천이라면 잃은 양 이야기(마태복음 18장 12~14절)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것을 주제로 매주 월요일 작품을 전시하는 청년 작가가 있다. 작가 허왕정은 캔버스에 붓을 사용해 그리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설치된 어플로  작품을 만들고, 어플을 제작해 전시하는 ‘App art’ 작가다. 

그는 세계의 모든 잃은 양을 찾기 위한 사명감으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세계 각 나라의 국기와 어린 양, 그리고 나라의 대표적 건축물이나 사건의 이미지를 엮어 표현하는 이 작업은 모바일 시대의 회화가 있어야 할 자리를 고민하게 한다. 이와 함께 동시대에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종교정신에 결합해 작품을 풀어냄으로서 1차원적 즐거움이 추구되고, 경건함과 숭고함이 사라져가는 시대상을 꼬집는다. 또 종교와 테크놀로지, 예술이 하나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 ⓒ잃은 양 찾기 시리즈(ver. Kore_apan), smart phone, 2016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 ‘Kore_apan’이다. 다음은 작가노트다. 

‘소녀상은 조형물이 아니다. 소녀상은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 모두의 고통, 억압, 슬픔의 상징이며 매우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치유 받아 마땅한 국가의 자존감이다. 더불어, 약했기 때문에 할머님들에게 뼈아픈 고통을 남긴 대한민국이 앞서서 가져야 할 죄송함이며 강해져야 한다는 사명감이다. 

절대로 단편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이 복잡하고 깊은 상처들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끝내야 할 ‘일’로 취급하고 ‘처리’해서는 안 된다. 과연 무엇이 할머님들의 상처를 보듬어 드릴 수 있을지, 그리고 이 국가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 보다 진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할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갈피를 못 잡은 길 잃은 양처럼 보인다.’

그렇다. 태평양 전쟁의 주범인 일본군이 저지를 만행들은 그들의 진정한 회개가 있을 때 우리가 받아들여 용서할 것들이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작가 허왕정이 말하는 것처럼 국가의 지도자들이 그 상처들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끝내야 할 ‘일’로 취급하고 ‘처리’해서는 안 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우리 역사의 또 다른 잃은 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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