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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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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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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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38)
▲ 가상칠언, 가변설치, 2013년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성탄절은 주님을 믿는 성도들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의 명절이 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성탄절이 아주 추운 겨울이기에 더욱더 신나는 축제가 된듯하다. 어른들은 일 년을 마무리하는 각종 송년회, 청소년들은 졸업을 앞둔 방학이기에 아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시기다. 게다가 눈까지 내리면 온 세상은 온통 축제의 장이된다.

20세기 유럽 예술은 철학에 편입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은 인간의 내면에 있는 속박을 풀어주고 자유를 줄 수 있어야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종교와 멀어져야 했다. 종교는 왠지 모르게 삶을 구속하는 것 같았다. 자연과학도 급속도로 발전했다. 과학이 주는 편리함과 예술이 선물하는 감각적인 즐거움을 맛본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그들에게는 바로 자신들이 즐기는 그 곳이 천국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20세기가 지나갔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렇게 즐거운 천국에 있어도 뭔지 모를 허전함이 엄습했다. 과학이 발달하였어도 신이 없다고 증명을 할 수도 없었다.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유를 주기위해서 신을 버렸던 예술가들이 서서히 신이란 존재를 인정하게 됐다. 자연과학이 발달하여 신이 없다고 증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소개하는 작품의 제목은 ‘가상칠언’이다. 정면에서 보게 되면 일곱 개의 화폭에 표현된 십자가 형상이 점점 아래로 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맨 처음 작품이 절반은 점을 찍지 않은 상태로 둔 것과 같이 주님을 인간적인,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즉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신 주님!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마침내 모든 것을 다 이루시고 가시는 주님의 모습에 시간성을 더한 것이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명절이 된 성탄절!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인파들! 바로 그 아기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모든 죄를 지고가신 그 십자가! 그 위에서 하신 말씀! 이로 인하여 우리들은 진정으로 자유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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