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총리사’ 명칭으로 새 패러다임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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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총리사’ 명칭으로 새 패러다임 모색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1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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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역사와 신학 연구소, ‘감독회장 선거사태 백서 발간 및 학술 심포지엄’ 개최

지난 8년간 내홍을 겪은 감리교 사태의 중심에는 ‘감독제도’에 따른 권력과 이권 다툼이 있었다. 최근 열린 입법의회에서는 중앙집권적 감독제도의 대안으로 ‘연회장제도’가 상정됐으나 부결된 가운데 ‘총리사’라는 용어가 제안됐다.

▲ 감리교 역사와 신학 연구소는 지난 26일 정동제일교회 젠센홀에서 감독회장 선거사태 백서 발간 및 학술 심포지엄을 ‘새로운 패러다임과 교회론의 변혁’을 주제로 개최했다.

감리교 역사와 신학 연구소는 지난 26일 정동제일교회 젠센홀에서 감독회장 선거사태 백서 발간 및 학술 심포지엄을 ‘새로운 패러다임과 교회론의 변혁’을 주제로 열고 감리회 변화의 과제와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고성은 교수(목원대)는 “지난 8년여의 한국감리교회 내 발생한 권력 다툼의 근본 원인이 감독제도에 있었다”고 분석하고 기존 ‘감독’이라는 호칭 대신 ‘총리사’를 제안했다.

고 교수는 “현재 한국 감리교회의 감독제도는, 총회장제를 채택한 영국 감리교회나 종신 감독제를 채택한 미국 감리교회가 일관된 제도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거의 매번 총회 때마다 제도의 변천을 경험했다. 이렇게 변천에 변천을 거듭한 감독제도는 세계 감리교회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국 감리교회의 ‘감독제도’는 미국 감리교회의 제도를 받아들였지만, 이마저도 다원감독제와 감독회장제를 채택하면서 명분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한국 감리교회 창립총회 당시에도 감독제도에는 반대의 여론이 높았다는 것.

고 교수는 “당시 한국 감리교회의 최고 임원에 대한 호칭 역시 ‘감독’이라는 용어를 채택하지 않았다”면서, “거듭된 감독제도의 변천 속에 감독 및 감독회장은 감독으로서의 실제적이고 본질적인 권한은 상실한 채 ‘빈껍데기 호칭’으로 전락했고, 영적 권위마저 추락했다”고 밝혔다.

‘감독’을 대신할 새로운 호칭으로 ‘총리사’를 제안한 고 교수는 “‘총리사’라는 호칭은 1905년 미 감리회 ‘조선선교회’가 승격해 ‘조선선교연회’를 조직할 때 당시 해리스 감독에 의해 조선 선교 관리자로 임명됐던 한국 최초의 선교사 스크랜턴에게 맨 처음 주어진 호칭이었다. ‘총리사’라는 호칭은 한국 감리교회의 최고 임원에 대한 호칭으로 한국 감리교회의 초기 전통에서 유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사’ 호칭은 1997년 교리와 장정 체제의 개편이 이뤄지기 전까지 교리와 장정에 감독이란 호칭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실재하고 있었다. 또한 1962년 정기총회와 1973년 특별 총회에서 두 차례 감독 호칭의 대안으로 장정 개정안이 상정된 바 있다.

고 교수는 “총리사를 영문으로도 ‘Bishop’이라고 번역하지 말고 ‘General Superindentent’라고 했으면 한다. 또 국문이 되든 영문이 되었든 총체적으로 한국 감리교회의 최고 임원에 대한 호칭이 권위와 군림의 명칭이 아닌 섬김과 봉사의 명칭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감리회 사태의 핵심이 ‘돈’과 ‘권력’ 다툼에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형석 교수(남서울대)는 “지난 감리교 사태의 핵심은 돈과 권력”이라며, “재물 자체는 악한 것이 아니나 그것들을 축척하거나 축적된 그것을 가지고 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 악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물이 하나님이 되어 절대적 기준이 되는 일에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 그 저항은 재물을 재물 자체 때문에 모으기 시작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라며, “재물을 축적해 자신의 정치 세력을 결집시키는 행위는 이미 심각한 우상숭배”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인간을 선택적으로 대하거나 병행적으로 대하는 일은 인간관계를 권력관계로 잘못 이해하는 행태. 이제 한국 감리교회는 돈과 권력에서 벗어난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지난 2008년 감리교 감독회장 선거 사태를 분석하고 성찰한 자료를 모아 전 7권의 ‘감리교회 개혁을 말한다’ 백서가 발간돼 눈길을 끌었다. 지학수 목사를 중심으로 신학자들에 의해 서술됐으며 지난 8년간(2008-2015)의 감리교 사태를 분석하는 한편 새로운 감리회 미래를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간기념사에서 전 임시감독회장 김기택 목사는 “감리회가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을 못한다면 지난 8년 사태에서 얽힌 이해 당사자들의 정치적인 힘겨루기와 감정 대립의 자취밖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자료집의 발간이 감리회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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