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핍박속에도 '복음행전' 계속된다
상태바
북한, 핍박속에도 '복음행전' 계속된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10.26 2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석진 선교사가 전하는 북한 성도들의 '오래된 소원'
▲ 강석진 선교사가 북한 성도가 보낸 공책을 보여주고 있다. 공책에는 성경공부의 기록이 자세하게 담겨있다. 강 선교사는 최근에 북한 그루터기 성도들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 '오래된 소원'을 펴냈다.

“북한의 여러 곳에 하나님을 믿는 성도가 있다는 것을 하나님이 알려주셨습니다. 북한 지하교회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오래된 소원’이라는 소설을 펴낸 강석진 선교사(61).

예장대신총회 북방선교회 소속으로 1992년부터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해온 강 선교사는 북한 그루터기 성도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

소설은 강 선교사가 2003년 북중 접경 도시에서 만난 정 모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당시 정 할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대학노트 23장에 걸쳐 기록해 강 선교사에게 전했고, 그 이야기가 강선교사에 의해 소설로 재탄생 했다.

강 선교사는 할머니를 ‘북녁의 나오미’라고 불렀다. 남편과 두 아들을 잃어야만 했던 숱한 이별의 아픔이 성경 속 나오미와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소설에는 정 할머니가 겪어야 했던 수많은 이별을 비롯해 재미교포인 시누이가 전해준 돈으로 꿈에도 그리던 피아노를 사서 찬송가를 쳐보는 장면, 믿지 않던 남편이 월남해 하나님을 만나고 교회를 건축했다는 소식을 듣고 감격해하는 모습 등이 생생히 담겼다. 

강 선교사는 “북한이 3대째 세습 공산독재정치를 하더라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복음행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분단 전 대부흥이 일어났던 북한 지역 교회에 다녔던 이들을 ‘1세대 신앙인’이라고 불렀다. 어릴적 교회에서 배운 찬송가를 기억하는 할아버지, 지금도 궤짝에 당시 주보를 간직한 이들이 있다는 것.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서 거의 다 소멸됐다. 주인공인 할머니도 지난 2011년 돌아가셨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북한에 새로운 신앙의 세대를 연결시키셨다.

19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하면서 북한에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고, 당시 200에서 300만명이 굶어 죽었다. 많은 이들이 양식을 얻기위해 북한을 탈출하기 시작했고, 이 시기 대량으로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온 이들에게 제일 먼저 도움을 주었던 것은 조선족 처소교회(가정교회)들이었다.

“78~79년도 개혁개방으로 중국에 신앙의 자유가 생기면서 해방 전부터 북간도 지역에 살던 기독교인들이 가정교회를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고난의 행군 기간동안 북에서 넘어온 이들에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주면서 함께 복음을 전했습니다. 기독교를 전혀 모르던 북한 사람들이 ‘강건너 십자가 있는 집이 있는데, 거기가 ‘하나님의 집’이다. 거기에 가면 양식을 준다더라’는 소문이 났고 이것이 릴레이식으로 이여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하나님을 몰랐던 많은 북한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게 됐고, 일부는 돌아가서 비밀결사대 식으로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사역이 점차 커지자 조선족 처소교회 집사들은 중국에 있던 한국 선교사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중국에 있던 강 선교사 역시 쌀과 옷, 성경책 등을 지원했고, 일부 지도자급 성도들을 건너오게해 야간에 몇일씩 집중적으로 성경공부를 시키기도 했다.

“그때를 기점으로 북한선교가 압록강과 두만강에서 이뤄졌습니다. 많은 북한인들이 예수를 믿게 됐는데 대부분이 젊은사람들이었습니다. 1세대가 소멸되어가던 시점에 하나님은 대기근 사건을 통해 새로운 신앙의 세대를 일으키셨습니다. 그렇게하여 지금 북한전역에는 수십만의 성도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지하교회에는 한국의 선교사나 단체와 연관된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에서는 이들에게 라디오나 복음이 담긴 MP3 플레이어, DVD등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북한정권에서도 대기근 사건을 계기로 탈북자들이 중국에 왕래하며 기독교를 믿고있다는 것을 포착하고 기독교인들을 솎아내기 시작했다. 많은 지하교회 성도들은 정치범 수용소나 강제노동교화소로 보내졌다. 일부는 감옥으로 보내졌다. 하지만 강 선교사는 북한 정권의 이같은 탄압도 복음의 전파를 막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공포정치를 하더라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고 북한의 복음행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교사가 못들어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예수믿는 사람들이 불씨가 되어 복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의 수십만의 기독교인들은 질긴 자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 선교사에게는 일년에 서너차례 지하교회 성도들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에는 성경공부의 흔적, 남한 목회자의 설교에 대한 감상 등 구체적이고도 다양한 내용의 간증이 담긴다.

한편 강 선교사는 2012년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중국에서 철수해 현재는 국내 사역에 집중해오고 있다. 특히 극동방송을 통해 주 1회 30분동안 북한 성도들을 위한 방송 통일을 앞당겨주소서를 진행하고 있다.

강 선교사는 “북한교회 성도들이 ‘감옥에 갔다’, ‘총살당했다’ 는 소식을 들을때마다 괴롭고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교의 피는 교회가 자라나는 자양분이다. 전도의 행렬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세속화되어가고 있는 한국교회가 북한교회의 순수한 신앙, 오직 복음 오직 성경의 정신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도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