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한국교회 개혁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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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한국교회 개혁 과제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10.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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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498주년, 본지 ‘기독교인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기복신앙 문제 … 목회자 책임 강화 ‘한 목소리’

신앙생활 중 가장 우선순위 ‘예배 출석’

역사교과서 국정화 불필요 55% 압도적

기독교인들은 한국교회가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할 개혁과제를 ‘목회자 윤리 강화’와 ‘기복신앙 물질주의 극복’이라고 보고 있었다. 또 10년 후 한국교회 교세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25일 시작되는 종교개혁주간을 앞두고 본지가 지난 16~19일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로,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설문에서 한국교회가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에 대해 복수 응답할 수 있도록 한 질문에 응답자의 54%는 ‘목회자 윤리 강화’라고 답했다. ‘기복신앙, 물질주의 극복’도 52%로 매우 중요한 개혁과제로 보았다. 또한 ‘교회 재정 투명성’, ‘대사회적 섬김과 실천’은 각각 37%와 33%로 조사됐다(기타는 12%).

개혁과제에 대해 응답자들은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는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렇지만 ‘목회자 윤리 강화’에 가장 많이 답한 것은 목회자들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목회사회학연구소장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목회자 윤리와 관련한 정보와 보도들이 많아지면서 목회자를 존경하고 따라야 한다는 의식이 과거에 비해 약화된 측면이 설문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면서, 기복신앙에 대해서는 “본인이 잘되기 위해 하나님을 도구로 여기는 신앙에 대한 자성을 요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중세 가톨릭처럼 교회가 타락했다면 그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도 네티즌들에게 물었다. 설문은 ‘목회자의 독선’, ‘장로들의 세력화’, ‘기복신앙에 빠진 교인’, ‘기타’, 직분으로 구분해 제시했다.

답변 결과 ‘목회자의 독선’이 37%, ‘장로들의 세력화’ 17%, ‘기복신앙을 빠진 교인’ 21%, ‘기타’ 21%였다. 기타가 21%로 다른 이유를 찾는 반응도 적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은 목회자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독교인들은 한국교회의 가까운 미래를 매우 암울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후 미래를 전망하는 질문에 ‘교세 감소세가 계속될 것이다’가 71%, 179명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금과 비슷할 것이다’는 19%(50명)였고,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는 낙관적 전망은 8%(21명)에 불과했다.

성도가 구원받기 위한 ‘믿음’과 ‘선행’의 관계를 묻는 데는 ‘믿음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가 51%, ‘믿음과 함께 선행이 있어야 한다’ 4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선행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단 2명이었다.

크리스천의 신앙생활 중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할 두 가지를 선택하도록 한 질문에서는 ‘예배 출석’ 67%(170명), ‘개인 영성훈련’ 60%(153명)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교인들과의 소통’ 24%(62명), ‘교회 내 성경공부’ 17%(43명), 십일조 등 ‘헌금생활’ 13%(34명), 기타 13%(35명)이었다.

기독교인들은 공동체 안에서 신앙생활과 개인적인 신앙훈련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성돈 교수는 “기독교인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한 기본적인 의식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지만, 공동체 의식이 약화된 가운데 지나치게 자기중심적 신앙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출석 교회가 종교개혁의 전통과 가치를 얼마나 계승하고 있는지를 5점 만점으로 묻는 질문에 전체 평균은 3.4점이었다. 각 점수로 보면 3점이 33%(84명)으로 가장 많았고, 5점 19%, 4점 27%, 2점 11%, 1점 8%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서는 2017년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는 한국교회에 조언을 요청하는 개방형 주관식 답변도 받아봤다.

답변을 종합해 보면 응답자들의 상당수는 행사 중심이나 장밋빛 청사진보다 종교개혁의 본질을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많은 반응은 철저한 회개와 반성을 촉구한 점이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추진하는 기념사업들에 대한 한계를 제대로 파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통일을 위한 교회, 외국인들을 위한 관심, 신학생들에 대한 배려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역사 계승과 관련해 교회 안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필요하지 않다’가 55%(139명)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국정화가 필요하다’는 19%(50명)였으며, ‘기독교 서술이 공정하다면 국정화 여부는 상관없다’는 5%(15명)였다. ‘잘 모르겠다’는 16%(42명)이었다.

이번 온라인 설문조사는 전체 250명이 응답했으며, 각 질문에 대한 답변을 강제하지 않은 가운데 진행됐다. 응답자 분포를 보면 남성 54%, 여성 43%였으며, 20대 이하 20%, 30대 37%, 40대 18%, 50대 15%, 60대 이상 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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