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연중의 문화칼럼] 영가, 대중음악의 원류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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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연중의 문화칼럼] 영가, 대중음악의 원류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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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0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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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연중의 CCM프리즘 (22)

“모든 락음악의 가장 탄력있는 특성인 비트,   극적 효과를 포함하고 있는 바이브레이션은 가스펠로부터 파생됐다. 락 심포니에서부터 광고 음악까지, 가스펠은 우리가 듣고자 하는 모든 기대치를 재구성했다”(Anthony Heilbut).


19세기 집회 예배를 통해 크게 대중화된 흑인들의 영가는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재즈 리듬이 가미된 ‘블랙가스펠’ 형태로 활발하게 변형되었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가스펠의 리듬과 열정을  배워 온 흑인 음악인들은 선술집이나 클럽에서 세속적 가사에 즉흥적이고 창조적인 멜로디를 조합하는 자유로운 음악을 시도한다. 이후

역으로 재즈(Jazz)나 부기우기(Boogie-woogie), 블루스(Blues)같은 대중음악을 받아들여지면서 가스펠은 대중화되었고, 1960년대 이후 새로운 음악장르로 형성됐다.


1950~60년대 대중화 물결을 타게 된 리듬앤블루스(R&B) 가수들 대부분은 교회에서 가스펠 특유의 리듬을 배워 장르를 발전시켰다. 이후 리듬앤블루스가 틴에이저들에게 각광받는 댄스 음악으로 유행하면서 리듬앤블루스는 흑인들의 창법을 묘사할 수 있는 백인 가수들의 새로운 음악으로 전이되었다. 이것이 바로 현재 대중음악에 가장 큰 주류 중 하나인 락큰롤(Rock’n’roll)이다. 가스펠적인 창법을 자유롭게 묘사할 수 있는 백인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면서 이 새로운 장르는 단숨에 주류에 편승했다. 이들은 백인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교회를 통해 가스펠 특유의 폭발적인 리듬과 열정을 습득할 수 있었다. 


락큰롤의 제왕으로 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나 제리 리 루이스 같은 대표적인 스타들의 무대에서, 남부 오순절교회의 열정적인 찬양의 몸짓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엘비스는 데뷔 전 가스펠 그룹의 오디션을 볼 정도로 가스펠에 대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 공개적으로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적 뿌리가 가스펠임을 밝혔고 생전에 몇 장의 가스펠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가스펠은 소울의 탄생과 대중화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대표적인 소울 가수인 레이 챨스는 리듬앤블루스에 샤우트한 가스펠적인 창법을 도입해 소울뮤직(Soul Music)탄생에  이바지했다. ‘소울의 여왕‘으로 불리는 아레사 프랭클린도 침례교 목사의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형성된 자신의 음악적 원류가 가스펠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녀는 지금까지 60여년에 가까운 음악활동으로 15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하며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메리제이블라이지 등 대표적인 여성 보컬들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 


이렇듯 자유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과 소망을 표현해온 영가의 ‘적자(赤子)’로써 가스펠은 다양한 장르적 파생을 유도해내며 대중 속에서 큰 움직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많은 가스펠 가수들은 60년대 흑인들의 인권과 평등을 주장하는 운동에 앞장서며, 가스펠은 흑인음악의 원로역할에서 벗어나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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