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전도서 3장 1절로 8절까지, 필자는 가끔 가족들이나 학생들과 함께 봉독한다. 그 의미는 그들이 더 잘 안다. 하여 그냥 그렇게 봉독만 한다.
우리가 살면서 후회하는 일들은 모두 다 ‘그때 그렇게 할 걸…’ 이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난해한 문제를 풀지 못해서도 아니다. 단지 아주 잠깐 좀 편안한 다른 것부터 하느라 그때를 놓쳐서 그렇게 후회하게 된다.
소개하는 작품은 필자가 2008년에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으로 원 제목은 ‘기름을 준비한 다섯 처녀의 등’이다. 이 작품에 대하여 미술 평론가인 안동대학교의 서성록 교수는 ‘비유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등잔을 준비한 처녀 이야기(마 25:1-13)는 혼인초대를 받은 처녀들 중 다섯은 여분의 기름을 준비하여 한밤 중에 온 신랑을 성공리에 맞이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다섯 처녀는 모두 혼인잔치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준비가 소홀한 처녀는 결국 잔치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얼핏 보면 화면은 일반 추상회화와 다를 것이 별반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시선을 멈추면 모종의 이미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기름이 가득한 등잔을 묘사하였음을 알 수 있다. 호롱불이 타오르면서 주위를 환하게 비추어주고 있다. 점점이 불길이 다이아몬드에 반사된 빛처럼 교교하게 퍼져나가고 있는 형국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그렇다. 기름을 준비할 때에 준비한 처녀들과 그렇지 못한 처녀들의 차이처럼 아주 작은 것에 해답이 있다.
필자는 그 동안 살아오면서 후회되는 일 투성이다. 그 때가 다시 온다면, 하지만 그 때는 다시 올 수 없다. 하여 요즘에는 ‘후회 대신 회개하고 걱정 대신 기도하자’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 그리고 이사야서 28장을 종종 봉독한다.
‘파종하려고 가는 자가 어찌 쉬지 않고 갈기만 하겠느냐 자기 땅을 개간하며 고르게만 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