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과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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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과 교회
  • 승인 200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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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교회가 당면한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교회 외부적인 요인을 들 수 있다. 그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도전이다. 낡은 모더니즘 시대가 서서히 마감되면서‘거대한 지적인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이 우리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였다.

이 사상은 한 마디로 해체주의, 축소주의, 상대주의, 다원주의적 특징을 가진 복합적인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포스트모던 사상은 종교다원주의를 강조하면서 모든 종교는 상대적이며 현상이 다를 뿐 “실제는 같다”는 주장을 통해 퓨전적 종교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이 최근 교회 안에도 스며 들어와 사상적 혼란을 만들어 내면서 기존의 교회관, 구원관을 세차게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상의 영향으로 많은 현대인들은 더 이상 진리는 절대적이거나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상황은 매우 심각해서 심지어 미국의 복음주의적인 기독교인 가운데 53%나 되는 사람들조차 “절대적인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들은 진리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상대적이며 언제나 변화에 노출되어 있다고 믿는다.

또한 구원관에 있어서도 현대인들은 기독교 아닌 다른 종교에서도 얼마든지 구원의 길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이제 기독교는 구원을 제공하는 ‘그 길’(the way)이 아니라 ‘하나의 길’(a way)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즉 지구상의 모든 종교는 각기 나름대로 구원에 이르는 동등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결과 현대 교회는 이제 그들이 선교해야 하는 시대적 상황이 이전 시대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을 인식하고 곤혹스러움을 느끼고 있으며 교회를 떠나는 수 많은 현대인들을 보면서 당황해 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서구의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기독교 국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고 최근 기독교 지도자들은 현재 “서구 사회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한 때 다수를 점하고 있던 서구의 기독교 인구는 포스트모던 시대로 들어가면서 갑작스러운 쇠퇴에 직면하고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유럽에서 해마다 180만 명의 인구가 기독교를 떠난다는 것이다.

이제 기독교 인구는 사회 구조 속에서 소수자로 남게 되어 교회 공동체는 심각한 수준의 ‘노령화’ 혹은 ‘공동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도에서 평생을 선교사로 일하고 고국으로 돌아온 뉴비긴은 영국이 이미 이교도의 사회로 변한 것을 보고 탄식하였다. 그는 선교지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소위 비기독교 사회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 서구 유럽의 기독교 국가들도 후기 기독교 사회 혹은 심지어 다수가 기독교를 강하게 반대하는 안티-크리스쳔 사회로 변하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따라서 서구 대부분의 나라들도 이제는 선교사를 보내는 나라에서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나라로 있음을 보면서 개신교 교인이 가장 많은 국가라고 자처하는 미국도 이제는 후기 기독교 사회의 상황을 경험하면서 21세기 새로운 선교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구를 향한 선교’는 교회의 선교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된다. 종교다원주의가 전 세계인의 삶의 일부처럼 되어버린 포스트모던 시대에 들어오면서 교회는 더 이상 선교지가 특별한 지역에 있다는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는 1960년대부터 “6대륙을 향한 선교”라는 맥락속에서 이미 이 주제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해왔다. 모든 지역이 선교지이다.

천안대학교 선교신학 / 방동섭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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