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중독, ‘공동체적 삶’으로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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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중독, ‘공동체적 삶’으로 치유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5.07.15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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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중독’을 껴안다 (2)

‘스마트폰 의존 비율’ 매년 증가 추세

치유를 위한 교회 내 자조모임 필요

 

최근 ‘스낵컬처(Snack Culture)’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출퇴근 시간이나 휴식 시간 등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말하는 것으로, 스낵처럼 10~15분 남짓한 시간에 즐길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스낵컬쳐가 확산되면서 뉴스, 전자도서, 웹툰, SNS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이미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43.9%가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7.3%에 비해 6.6% 증가한 수치다. TV, 컴퓨터, 신문 등은 오히려 그 비율이 축소되는 반면 스마트폰만 유독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 목회자들도 중독에 노출

70여 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A 목사. 매일 교인들의 안부를 묻고 어르신들을 만난다. 모두가 스마트폰의 도움 때문이다. 심방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전화로 해결한다. 저장된 전화번호부를 뒤져 통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B 목사. 새벽기도회가 끝나면 성경 묵상을 한 후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교인들에게 그날 묵상할 성경구절을 보낸다. 하루의 분량을 손쉽게 보낼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C 목사는 중고등부 학생은 물론 교사들과도 SNS로 대화하고 소통한다. 설교 자료나 동영상 등 목회에 필요한 정보의 상당 부분을 스마트폰에서 제공받는다.

▲ 디지털 중독의 위험성은 중독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한국교회가 중독치유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말 편해졌다.’ A 목사와 B 목사는 물론 C 목사까지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다. 하지만 세 목회자들 또한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없으면 왠지 불안한 현상을 가끔 경험한다. 그렇다고 디지털 기기를 손에서 놓는다고 해서 금세 아날로그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금단 증세를 겪기도 한다. 아내나 자녀들의 휴대폰 번호조차 떠오르지 않고, 목회 일정과 월간 계획 등이 한순간에 백지화된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청소년층으로 갈수록 더 심각해진다는 것. 디지털 중독 대안학교 설립을 준비중인 교회정보기술연구원장 이동현 목사는 “스마트폰 중독, 인터넷 중독에 빠진 내담자들을 만나면 자신이 중독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데,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정도만 인식할 정도”라고 상황을 설명한다. 이런 중독자들의 경우 대부분 해당 분야만 치료해서는 안 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어릴 적부터 인터넷 중독이나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면 성년이 되거나 중년이 됐을 때 다른 중독으로 시달리게 되는 그 위험성 때문이다.

# 청소년 중독이 성인 중독으로

중독자들의 경우 현실이 아닌 특정 매체를 통해 자존감을 찾으려고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터넷 게임, 도박, 쇼핑, 음란물, SNS 등이 대표적이다. SNS가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관계 중독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현상 또한 대표적인 현상 중에 하나. “오프라인에서 줄 수 없는 쾌감을 쉽게 제공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관계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얻게 되고 온라인상에서만은 지존이 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바로 이런 강력한 힘이 청소년들을 중독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중독자들의 대표적인 증상을 다섯 가지로 요약한다. △강박적 집착과 사용 △내성과 금단 △일상생활 장애 △만성 피로감 등의 신체적 증상 △우울증과 낮은 자존감 등이다.

목회적 차원에서의 돌봄이 필요한 시기는 바로 이 부분. “중독자 치유를 위한 목회적 돌봄 계획을 수립하고, 중독자의 회복 모임 가입을 독려하는 한편 회복 모임의 과정 실천을 위한 격려와 지원, 중독자의 영적 성장을 위한 지도와 안내 등을 통해 중독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 ‘중독치유공동체’ 설립 필요

중독치유사역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목회적 치유를 위한 인식의 저변 확대. 중독 치유를 목회에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치유적 환경을 조성하고, 치유상담 전문 사역자를 양성하는 등 중독 치유를 위한 전문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중독 치유를 위한 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하고 교회 전체의 치유 역량 강화를 통해 교회가 중독이라는 어둠의 권세를 대항하는 강력한 영적 진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목회상담학회는 중독 치유를 위한 대안으로 ‘기독교중독치유공동체’의 설립을 제안한다. 공동체적 삶을 통한 공동체 치유가 중독을 치료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는 이유에서다. 상담학회는 “교회 내에 중독 치유를 위한 자조모임을 활발히 세워나가는 것과 동시에 중독 치유를 사명으로 하는 치유공동체를 세워나가야 한다”고 주장, “중독 치유는 교회의 사명”이라며 교회의 역할과 자리매김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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