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사 개념 혼란… 단호한 신앙지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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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사 개념 혼란… 단호한 신앙지도 시급
  • 승인 2003.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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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의 제사에 대한 개념과 조상의 묘 앞에서 절을 하는 문제에 점차 혼란이 일고 있다. 제사 시 조상에게 절하는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논쟁이 아니지만 절을 허용하는 추세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개인의 생각 또한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어 교회와 목회자들의 신앙적 지도가 한층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신대학교 신학연구소가 한국 근·현대사 연구계획서로 제출한 ‘한국 개신교가 한국 근·현대사의 사회·문화적 변동에 끼친 영향 연구’에 발표된 바에 의하면 ‘개신교인이 조상의 묘 앞에서 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기독교인(개신교인을 기독교인으로 표기)의 28.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저 그렇다’고 응답한 10.8%를 적극적으로 포함할 경우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설문은 전국에서 1천 명이 참여했으며 지난 2월20일부터 3월20일까지 설문지에 의한 대인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상의 묘 앞에서 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30대’에서 30.6%, ‘수도권’에서 33.8%를 기록해 기독교 전체 평균인 28.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가톨릭인’이 51.7%, ‘불교인’이 50.2% 등 타 종교를 갖고 있는 종교인들도 절반 정도만이 기독교인이 조상의 무덤에 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절반 정도에 육박하는 것이어서 우려할만한 수준이었다.

기독교인들을 포함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그렇다’가 48.0%, ‘보통’이 14.6%, ‘그렇지 않다’가 37.4%로 응답자의 50% 정도가 ‘기독교인들이 조상의 묘 앞에서 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50.3%, 중부권 70.0%, 호남권 36.5%, 영남권 37.7%가 절 할 수 있다고 응답해 수도권과 중부권에서 높게 나타난 반면 호남권과 영남권에서는 그 비율이 낮았다.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 제사 시 절에 대한 생각은 남여가 거의 비슷한 비율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나이에서도 최소 26.3%(40~49세)에서 최고 30.6%로 4% 정도의 차이였다. 그러나 권역별 조사에서는 호남권이 21.1%, 수도권이 33.8%여서 12% 정도의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나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제사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이런 견해는 기독교인터넷방송인 c3tv가 지난 1998년 10월에 조사한 설문을 통해서도 그대로 입증됐다. 당시 설문은 ‘제사 드릴 때 절해야 되나?’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찬성’22.43%, ‘반대’ 77.57% 였다. c3tv의 경우 평신도들보다는 목회자들의 참여가 높은 것을 감안한다면 이런 결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설문은 그 결과에 있어서 1998년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이기는 하나, 제사 때의 절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빈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아직 보수적 색체가 강한 한국교회의 신앙교육에 대한 재조명과 재정립이 필요한 것은 물론 실절적인 교육이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원 삼구교회 신강호목사(45)는 “명절 때만 되면 제사문제로 인한 각종 분란들이 우리 교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며 “제사 때의 절에 대한 이런 생각은 젊은 사람들에게서 그리고 농촌보다는 도시 지역의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된다”고 말하고 “설교나 각종 교육을 통해 이 문제를 교육하고 있지만 기독교인들도 사회적인 흐름과 교육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장개혁총회 교육부장 황호관목사 또한 “제사문제에 대해서는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한국교회의 단호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목회자와 교회, 총회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교육은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은 물론 한국교회의 신앙을 바로 세우는 데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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